제 744 호 소소한 활력소가 되는 인터넷 밈, ‘Chill’하게 살아보자
‘Chill guy’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Chill guy는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한 밈의 하나이다. 밈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퍼져나가는 여러 문화의 유행과 파생·모방의 경향, 또는 그러한 창작물이나 작품의 요소를 총칭하는 말이다. 다양한 밈의 유행을 통해 그 역사와 함께 chill 하게 사는 삶을 살펴본다. 새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Chill guy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복제 단위’라는 의미를 가진 밈(meme) 개념이 처음 정의되었으나,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밈은 ‘유행’ 정도의 의미로 다르게 발전했다. 2000년대 초반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밈의 확산을 가속화했고, SNS가 대유행하며 음악, 챌린지 등 다양한 형태의 밈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유행했던 밈의 예시로는 야인시대의 대사 ‘사딸라(4달러)’,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시민 인터뷰를 하다 유행하게 된 ‘무야호’,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쓴다며 유행했던 ‘급식체(ㅇㅈ하는 부분?, 어 인정 등)’ 등이 있다. Chill guy는 필립 뱅커스라는 예술가가 만든 캐릭터에서 시작되었다. 청바지와 스웨터를 입고 캔버스 운동화를 신은 개의 모습을 했는데, 어떤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청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약간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립 뱅커스가 처음에 Chill guy를 대중들에게 소개했을 때는 인기가 많지 않았으나, 틱톡(TikTok)에서 이 Chill guy 캐릭터를 다양한 상황에 대입시키면서 유행이 시작됐다. ▲필립 뱅커스가 자신의 X에 올린 Chill guy 이미지(출처: https://x.com/PhillipBankss/status/1709421400686010418) Chill guy, 본래의 뜻을 넘어버린 유행 Cool(멋진, 끝내주는) 하고 Laid-back(느긋한) 한 성격을 영어 속어로 그냥 chill이라 간단히 말한다. 쉽게 말해 chill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느긋하고, 여유 있는, 성격이 좋아 보이는 사람한테 사용하는 말이다. Chill guy는 단순하게 ‘여유롭고 차분한 남자’라는 뜻을 가진다. Chill guy가 쓰인 가장 유명한 예시로는 “When people ask you why you left for 7 months but you were low-key busy being a Chill Guy(사람들이 어째서 7개월이나 연락이 끊겼냐고 당신에게 물어보지만, 사실 조용히 Chill guy처럼 보내고 있었을 뿐일 때.)”가 있다. 처음 Chill guy가 하나의 단어로 쓰였지만, 엄청나게 유행하면서, guy는 빠지고 chill만 다른 단어와 함께 사용하며 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chill 하다’ 처럼 본래의 뜻인 여유롭고 차분하다는 의미가 그대로 계승해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너무 유명세를 치른 나머지 단순히 chill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밈이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chill chill 맞은 사람’ , ‘나이는 십 chill 세입니다.’와 같이 본래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chill의 발음과 같은 ‘칠’이 사용되는 자리에 chill을 넣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장 많이 SNS에 올라오는 ‘chill 밈’은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잠시 쉬어가자는, 힘든 현대인에게 필요한 위로를 담고 있다. 현대인들을 웃게 만든 또 다른 밈 ‘햄부기햄북~’이라는 밈 또한 SNS에서 종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밈의 전체 문장은 ‘햄부기햄북 햄북어 햄북스딱스 함부르크 햄부가우가 햄비기 햄부거 햄부가티 햄부기온앤온을 차려오거라’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이 밈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은 단어들의 조합으로, 단지 재미와 리듬감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이 문장을 진지한 사극 연기 톤으로 읽으면 우울과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들이 SNS 상에 퍼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어이없는 내용이 의외의 기분 전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특징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MZ들을 웃게 하는 또 하나의 밈이 되었다. 지난해 큰 인기를 얻었던 ‘원영적 사고’, 일명 ‘럭키비키’도 위에서 설명한 밈들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원영적 사고’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제가 사려는 빵이 바로 앞에서 매진이 돼서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럭키비키잖아”라는 말을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즉 초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뜻하며,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을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벌어지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이 밈은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먼저 떠올려 기분을 나아지게 만드는 좋은 수단이 되었다. ‘Chill’하게 살아보는 것 “인생 별거 없어. Chill 하게 가자”라는 말처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대학생인 우리는 시험, 과제, 취업 준비 등 끝없이 쌓이는 일들에 쫓기다 보면, 가끔은 ‘Chill’하게 살아가는 법을 잊고 지나치기도 한다. 자유와 기회가 가득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도전과 경쟁이 존재하는 시기이기에 여유롭게 사는 것을 회피하기도 한다.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좀 더 가볍게 즐기는 법을 배워보자. ‘Chill’하게 살아보는 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대학생인 우리는 “시험을 망쳤지만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오늘 잠을 잘 못 자서 힘들지만 커피 한 잔 마시고 힘내보자”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살면 된다. 스스로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우다 보면 일상의 여유를 잊을 수밖에 없다. 대학 생활은 실패와 실수도 많고, 때론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것도 우리가 삶을 배워나가는 과정 중 하나이다. 시험을 망쳤다고 해서 자책하거나 어떤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지나치게 스트레스받지 말자. 자신만의 속도를 존중해 천천히 걸어나가는 ‘Chill’한 삶을 살다 보면 언젠간 더 나아진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여느 때와 같이 시험 준비나 과제로 마음이 바빠지겠지만 이번 학기에는 너무 급하게 달리지는 않았으면 한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되, 그 과정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Chill’하게 살아보자. 굳이 너무 빠르게 달려서 이 소중한 청춘을 날려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은 충분히 우리 편이다. 이윤진 기자, 오도연 기자
제 744 호 넓어지는 재산권 범위, 퍼블리시티권
지난 24년 11월 8일, 수능시즌을 맞아 배스킨라빈스에서 출시한 ‘럭키 비키 모찌 (LUCKY VICKY MOCHI)’가 유명 아이돌 멤버의 밈을 상품명으로 사용한 것에 큰 비판을 받고 판매 중단되었다. ▲ 럭키비키모찌: 하트 모양의 모찌 4개를 네잎클로버 모양으로 담은 상품이다. (사진출처: 배스킨라빈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askinrobbins.co.kr/) 제품명에 들어간 ‘럭키비키’는 ‘럭키(Lucky)’와 아이돌 걸그룹 IVE(아이브)의 멤버인 장원영의 영어 이름 ‘비키(Vicky)’가 결합된 표현으로 장원영이 팬들과 소통하는 플랫폼에서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상징하는 밈이 되었다. 판매중단 논란 부분은 배스킨라빈스 측에서 장원영과의 정식 계약이나 사전 협의 없이 장원영 이름이 들어간 유행어를 제품명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인기 아이돌 멤버의 유명세를 대가 없이 이용하려 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배스킨라빈스는 9일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의 광고를 삭제하고 추가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11일에는 언론사를 통해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획 과정에서 사전 검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점검 절차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중들은 장원영이 해당 제품의 광고 모델도 아니며 배스킨라빈스 측에서 별도로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단순히 유행어를 사용한 것이며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았기에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면 유행어는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럭키비키’ 밈의 경우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스킨라빈스 측은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다. 본래 인터넷 밈의 경우 원작자가 뚜렷하지 않으며 창작물이라는 인식이 없다. 또한 저작권이나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은 유행어는 법적인 제재가 어렵다. 미국의 19개 주와 캐나다에서는 이와 관련한 ‘퍼블리시티권(The Right of Publicity)’이라는 법이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이나 성명, 목소리 등 개인의 인격적 속성이 갖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상업적 이용을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이다. 이는 자신의 초상에 대해 갖는 배타적 권리인 ‘초상권’과 유사하지만, 영리적 활용 가능성을 확대하는 ‘재산권’으로서의 권리를 강조한다는 차이가 있다. 인격 표지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창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과도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명시적인 법원 판결이 아직 없으나. 2021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개정에 따라 타인의 특징을 드러내는 요소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부정경쟁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 관련 법률 동향 (사진: 아시아경제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122316420788873) 퍼블리시티권과 음성 AI 콘텐츠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여러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음성 AI 콘텐츠가 등장하였지만 동시에 새로운 윤리적, 법적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유명인의 목소리를 똑같이 낼 수 있는 음성 AI 기술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악용될 수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배우 겸 가수인 비비의 노래 ‘밤양갱’을 가수 아이유가 부른 음원 영상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아이유 본인이 아닌 아이유 목소리를 묘사한 AI에 의해 생성된 음원이었다. 영상 공개 후 조회 수 50만 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끌었고, 개인의 음성 도용에 대한 윤리적 문제,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사례 또한 영상제작자에게 처벌을 내리지는 않았다. 퍼블리시티권의 모호성, 법적 보장에 대한 우려 유행어와 음성 AI 콘텐츠는 퍼블리시티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인격적 요소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의미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명확한 법적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법적 규정의 부재는 유행어 창작자나 유명인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하고 무단 사용 및 악의적인 콘텐츠 제작을 방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과 디지털 콘텐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쟁을 해결하고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적 논의가 시급하다. 이은탁, 장은정 기자
제 742 호 카페인우울증, 2030의위기
카페인우울증, 2030의위기 20~30대젊은층을중심으로 ‘카페인우울증’이라는신조어가등장하며관심을끌고있다. 이용어는우리가흔히사용하는카카오톡(KakaoTalk),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의앞글자를따서만들어졌다. 이름에서도알수있듯, 이는주로 SNS 사용과관련된문제에서비롯한심리적증상을말한다. 현대사회에서 SNS는사회적인 연결망으로빠르고편리하게소통할 수 있는 필수요소다. 특히, 디지털네이티브로불리는 2030세대는 SNS가없는삶을상상하기어려울정도로깊이의존하고있다. 하지만 SNS의어두운이면중, 과도한비교, 끝없는정보소비, 그리고타인의시선에대한부담을유발하는예상치못한심리적문제에대해서도관심을가질필요가있다. ‘카페인우울증’은단순히개인의심리상태에만영향을미치는것이아니라, SNS를 통해 소통하는 모든세대를관통하는중요한사회적이슈다. 2030세대의 SNS 사용실태 2030세대는인터넷과스마트폰환경에서자라난디지털네이티브세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발표한 ‘2023 디지털생활조사’에따르면, 20대의 82%, 30대의 73%가하루평균 2시간이상 SNS를사용하는것으로나타났다. 특히, 20대의 40% 이상은 SNS 사용시간을 ‘3시간이상’으로응답해, 이들의생활에서 SNS가차지하는비중이얼마나큰지알수있다. 2022년한국정신건강의학회가발표한연구에따르면, SNS 사용시간이하루 2시간을초과할수록우울증발병가능성이 1.7배증가했다. 특히, 좋아요개수와같은반응에집착하거나, 타인의게시물과자신의삶을반복적으로비교하는사용자는더욱높은우울감과불안증세를호소했다. 2030세대가스트레스를해소하기위해 SNS를사용하지만, 과도한사용은오히려정신적부담을가중하는악순환을초래한셈이다. 이와같은문제는단순히개인의선택이나생활습관의문제로치부하기어렵다. SNS는이미사회전반에걸쳐영향을미치는중요한문화적요소가되었으며, 디지털환경에노출된모든세대가비슷한문제를경험하고있다. 카페인 우울증이란 SNS는끊임없는비교를유도한다.이로 인해 열등감에괴로워하는이들의사례를적지않게볼수있다. SNS는누군가의자연스러운일상속삶의순간들을공유하기보다는, 누군가가가장빛나는, 하이라이트의순간들을포착해정리한곳이다. 멋진여행사진, 명품쇼핑, 혹은커리어에서의성공소식등을반복적으로접하면서자신의현재삶이상대적으로초라하다는감정을느끼게된다. 이과정은자기비하를강화하며, 결국우울감과무기력을유발하게만든다. SNS를통해끊임없이새로운정보와소식을접하다보면, 나만중요한기회를놓치고있다는두려움이생긴다. 이러한현상을 FOMO(Fear of Missing Out)라고한다. 피드와알림을확인하지않으면불안해지고, 결국 SNS 사용시간을과도하게늘리는악순환을 가져온다. SNS에지나치게많은시간을쏟다보면, 자연스럽게수면부족, 식사거르기, 업무및학습집중력저하와같은문제들이발생한다. 이러한변화는신체적건강뿐만아니라, 전반적인삶의질을떨어뜨리며심리적불안감을가중한다. ‘카페인우울증’의핵심원인중하나는바로 SNS의알고리즘때문이다. SNS 플랫폼은사용자가최대한오래머물도록설계되어있다. 이를위해사용자의관심사를분석하여자극적인콘텐츠를추천하고, 반응을유도하며지속적으로참여를끌어낸다. 이러한구조는개인이디지털환경에지나치게몰입하게하고, 실제삶에서만족감을느끼는데방해가된다. ‘SNS 끊기챌린지’ 일부젊은세대는카페인우울증에대한심각성을인지하고 ‘SNS 끊기챌린지’에적극적으로나서고있다. SNS 이용으로발생하는상대적박탈감에서비롯한카페인우울증에서벗어나고자, SNS를아예이용하지않거나이용하는시간을줄여나가며 자신에게집중하려는시도가늘고있다. 이에 SNS 끊기챌린지에유용한잠금앱이인기다. 혼자서 SNS로부터벗어나는것에어려움에느끼는사람들이해당앱을사용하면특정시간동안사용자가설정한 SNS의접속을차단할수있어이용시간관리가용이하다. ▲ SNS 이용시간관리를위한잠금앱 (사진: 앱스토어) 스마트폰디톡스를위한집단챌린지앱역시인기를끌고있다. 앱 ‘챌린저스’는예치금을걸고성과율에따라예치금을환급해주는서비스를제공한다. 참가자는스마트폰몇시간이하사용하기, SNS 30분이하사용하기등의챌린지에예치금을걸고, 스마트폰의스크린차단기능을통해 SNS 사용을하지않았다는인증을한다. 예치금은챌린지성과율에따라환급받을수있다. 성과율이저조할경우예치금을아예환급받지못할수있음에도참여율이높다. ▲ 앱 ‘챌린저스’ 내챌린지들 (사진: 챌린저스) 카페인 우울증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전문가는카페인우울증이 SNS 중독으로자극에대한욕망이강해지며생긴현상이라며시간차를두고접속시간을줄여갈것을권장한다. 임명호단국대심리학과교수는 ‘특정행위에중독이되면자극에대한갈망이생긴다. 이갈망이충족되지못할경우우울감이발현되는것’이라며 SNS 중독도중독의일종이기에극단적인사용중단보다는서서히이용시간을줄이며바람직한습관으로바꿔나가야한다고말했다. 구정우성균관대사회학과교수는 SNS 끊기챌린지에대해 ‘중독에서벗어나기위한집단적행동은큰의미가있다’며평소 SNS 사용시간을정해지키고, 휴일을정해하루동안 SNS를하지않는디톡스를하는것을방법으로제시했다. 또, SNS를사용한다면수면에영향을덜주는낮시간대에이용하는게좋다. 밤시간대에 SNS를접하면수면에방해가되고, 우울감역시심해질수있기때문이다. 대중교통이동시간에 SNS 대신음악을감상하거나간단한독서를하는것도좋은방법이다. 카페인우울증은 SNS를통해타인의사생활을들여다보는것이용이해짐에따라나타난현대인의질병이다. 사람들은습관처럼 SNS를자주확인하며타인에게상대적박탈감과열등감을느끼게된다. 그러나사람들은 SNS에서각자의 ‘하이라이트’만을보여준다는것을인지해야한다. SNS에서벗어나실생활에서다양한활동들을경험하고, 스스로를긍정적으로바꿔나가길바란다. 곽민진, 이은탁기자
제 742 호 지자체는 소개팅 중
지자체는 소개팅 중 ▲올해 11월 진행된 서울시 주체 소개팅 ‘설렘, in 한강’ 포스터(출처: 서울시 https://hangang.seoul.go.kr/www/eventMng/detail.do?srchType=list&mid=538&evntSn=247) “서울시 미혼남녀를 초대합니다. 서울시가 바쁜 일상에서 이성과 만날 기회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이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을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성남시에서는 만남의 기회가 적은 미혼남녀들에게 건전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성남시 청춘남녀 만남행사 「SOLO MON의 선택」의 참가자를 모집하오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위의 카피는 지자체소개팅 프로그램 신청페이지의 소개 글이다. 전자는 11월 한강에서 열린 리는 ‘설렘, in 한강’이라는 서울시에서 직접 진행하는 미팅 프로그램이며, 후자는 9월 성남시에서 주최한 ‘SOLO MON의 선택’이라는 청춘남녀 만남 행사이다. 지자체는 소개팅의 목표로 0.72명(2024년 기준)이라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들고 있다. 과연 지자체 주도 소개팅이 저출생 대책이 될 수 있을까? 지자체 소개팅의 인기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소개팅 프로그램은 작년부터 급증했으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인기다. 작년 서울시에서 주최한 ‘청년만남, 서울팅’, 성남시의 ‘솔로몬의 선택’, 대구 달서구의 ‘2023 솔로탈출 결혼원정대’라는 소개팅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지자체의 소개팅 프로그램은중매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성인 남녀가 만나 ‘만남>결혼>출산’의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양육에 친화적이지 않은 노동환경과 고금리의 높은 물가와 집세같은 근본적인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저출생에 대한 겉핥기식의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의 경우 소개팅의 주관을 여성 가족실 산하 저출생 담당관이 속한 ‘늘봄학교 지원팀’이 담당했다. 늘봄학교는 2022년 5월정부가발표한 “국가교육책임강화로교육격차해소”의일환으로초등학생의방과후교육과돌봄에대한국가책임을강화하는정책이다. 이는 팀 성격과 업무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지자체 소개팅 프로그램이 봉착한 문제점 중 하나는 여성참가자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6월 진행한 ‘2023 결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만남 주선 행사의 필요성을 묻는 말에 18~29세 여성은 18%만 ‘필요하다’고 답했다. 같은 나이대 남성의 2명 중 1명(51%)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과 차이가 크다. 지역으로 갈수록 성비불균등의 문제가 심각한데, 최근 10년 사이 20~30대 여성들이 취업 기회 부족으로 지역을 떠나며 행사에 참여 가능한 여성은 더 줄어들었다. 때문에 지자체 내에서도 만남의 기회를 늘리기보다는 만남의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더욱 시급해보인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편 한동순 청주시의원은 지난해 11월 청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여성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청춘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게 저출생 문제에 직접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 고민해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청주시는 청주시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두근두근 청춘愛톡(Talk)’을 진행하다 2020년 코로나로 중단했다 2021년 다시 시작했지만 올해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 ‘미혼남녀’로좁힌지원대상은다양한가족의형태를통한저출생에대한해결을축소한다는문제점을가진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 인정을 저출생의 해결책 중 하나라고 주장한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은 한국의 저출생 문제에 대해 “동거나 비혼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 없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비혼-동거 가정처럼 결혼으로 형성된 전통 가족이 아닌 형태의 가족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출생신고도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가족에 대해 개방적인 인식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주선 중 지자체가 직접 주선에 나선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정부가 나서 미혼남녀의 만남을 알선하고 있다. 저출생으로 국가 존속에 위험을 느끼는 국가들이다. 일본의 도쿄도는 지자체로는 이례적으로 데이팅 앱을 자체 개발했다. 도쿄는 합계 출산율이 0.99명으로 일본의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1을 넘지 못했다. 도쿄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18세 이상의 독신 누구나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앱에 가입하려면 엄격한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본인의 사진과 신분증, 독신증명서, 학력증명서, 소득증명서 등 총 15가지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결혼을전제로한만남인만큼교제에성실하게임하겠다는서약서에도서명해야한다. 지자체가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요즘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남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청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유효한 해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1990년대부터 결혼정보업체들이 중매의 역할을 했지만,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들 정책은 가벼운 비용으로 다양한 행사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이성 교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복지정책’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관에서 소개팅 참가자의 신원을 보증한다는 것도 지자체들이 드는 미혼남녀 소개팅의 장점이다. 실제 해운대구는 행사 참가자의 범죄경력회보서, 주민등록초본, 재직증명서, 혼인증명서 등을 깐깐하게 확인하였다. ‘설렘, in(인) 한강’ 지원자도 주민등록등본, 직장인의 경우 재직증명서, 사업자는 사업자등록증명원, 프리랜서는 소득금액증명서를 제출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주로 경제적 여건을 확인한다. 사기업이 적은 지방에서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기도 한다. ▲감소하는 청년 인구(사진:https://kosis.kr/visual/populationKorea/PopulationDashBoardMain.do) 저출생 해결로 이어질까 현재 우리 사회는 누군가를 쉽게 만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나서 신원을 보장하면, 만남의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맴돈다. 실제로 행사를 통해 여러 쌍의 커플이 탄생했고, 관심도도 상승하고 있다. 이번 ‘설렘, 인(in) 한강’ 행사도 남녀 50명씩 총 100명 모집에 3,286명이 신청하여 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폭발적인 관심에도 주선 행사를 따갑게 보는 시선도 있다. 출산율이 저조한 원인에 대한 접근이 잘못됐다는 이유에서다. 저출생 문제는 사회적 인프라 개선, 지원책 마련 등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려워, 정책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여성단체 등 일부 시민단체는 이 같은 이유에서 주선 행사에 투입되는 행정력과 예산을 주거 안정, 육아·교육 지원 등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애→결혼→출산’이라는 순차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현재는 과거처럼 연애가 곧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지자체의 만남 주선 행사는 새로운 만남을 위한 기회가 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저출생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선 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난 지금, 추가적인 정책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때이다. 신범상 기자, 변의정 수습기자
제 741 호 텍스트 힙_ 독서, 트렌드가 되다
최근 들어 SNS에서 책 글귀를 찍어올리거나 책을 쌓아 올린 사진을 인증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텍스트(text, 글)를 읽는 것이 힙(hip, 세련되다, 멋지다) 하다고 여기는 이른바 ‘텍스트힙’의 유행이다. OTT의 발달로 이미지와 영상에 익숙해진 지금, 문자 기반 콘텐츠의 유행은 눈여겨볼 만하다. 독서가 유행이라고? ‘텍스트힙’ 유행이 단시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소수의 젊은 세대만이 상대적으로 희소해진 텍스트를 즐겼으나, 올해 초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Reading is Sexy (독서는 섹시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본격적으로 관심이 일었고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6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규모 도서 축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약 15만 명이라는 역대 최대 인파가 다녀갔다. 이에 더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독서 열풍 확산에 기여 중이다. 한강 작가가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다음 날인 10월 11일, 책을 사기 위해 서점 앞에 줄을 서는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한강 작가의 책들은 며칠 만에 품절됐으며, 이 흐름을 타고 국내 도서의 판매도 급상승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의하면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한강 작가의 도서를 제외한 ‘국내 도서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월 한 달간 배송한 도서 물량(박스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도서 중에서도 특히 시집의 인기가 많다. 교보문고에 의하면 올해 6월까지 전체 시집 판매 중 20대가 26.5%, 30대가 20.2%로 많다. 예스24는 10대 독자에게 팔린 시집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24.1%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하나 예스24 마케팅본부장은 “굳이 따지면 시는 ‘숏폼’이다. 숏폼에 익숙한 10대에게 시의 짧고 감각적인 언어가 색다른 감성으로 와닿으면서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2024 서울 국제 도서전 (사진: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6207731 ) 그저 보여주기식일까 텍스트힙 열풍은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를 피해 아날로그 감성으로 책을 소비하려는 심리,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욕구 등이 작용한 결과다.태어날 때부터 미디어에 둘러싸여 자라온 젊은 세대가 이로부터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것이다. SNS에 책이나 독서하는 모습을 올리며 지적인 이미지를 드러내려는 욕구도 텍스트힙 열풍에 한몫했다. 독립서점과 북카페는 SNS에서 ‘감성 핫플’로 떠오르며 인기 장소가 되었다. 국내의 경우 온라인 독서 플랫폼도 성장했다. 그믐, 독파, 플라이북 등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독서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이들도 있는데, 북토크 행사나 온라인 독서 모임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해 이야기하며 새로운 인맥을 쌓고 취향을 공유한다. 이 유행을 과시와 허세로 여기며 희화화하는 이들도 있다. 책을 완독하기보다는 소비 자체에 집중하는 ‘과시용 독서’라는 것이다. 최근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에서는 젊은 층이 SNS에 책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거나 독서 모임을 하는 장면 모습이 표현됐는데, 이때 참석자들이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적어도 육식주의자는 아니겠구나”, “여성이신데 우먼 부커상이 아니라 맨 부커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위대하신 것 같아요” 등의 대사를 하며 풍자했다. ▲SNL 코리아 풍자 장면 (사진: 쿠팡플레이 https://www.coupangplay.com ) 반면 출판업계는 보여주기식 독서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책의 구매만으로도 출판사에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부 출판사들은 ‘과시용 독서를 위한 리스트’라며 두꺼운 책 혹은 쉽게 읽어내기 어려운 주제의 책들을 추천했다. 시류에 맞는 재치 있는 홍보에 젊은 세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과시용 도서 추천리스트 (사진: 책장속북스 https://blog.naver.com/chaeg_jang/223647615450 ) 낮은 독서율로 문해력을 걱정해오던 분위기의 사회에서, 독서에 발을 들이는 행위를 과시나 허세라고 깎아내리는 건 모순적이다. 독서의 시작이 지적 허영이었다 할지라도, 멀리하던 책을 가까이에 두는 것에서부터 분명 의미는 있다. 독서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텍스트힙’은 독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 간의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더욱 많은 이들이 책과 가까워져독서 열풍이 지속되길 바라본다. 이은탁 기자
제 741 호 웃음을 위한 과장인가? 건강한 풍자인가?
웃음을 위한 과장인가? 건강한 풍자인가? 최근 ‘SNL 코리아’에서의 패러디 장면이 논란에 휩싸였다.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출석한 모습,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외모, 인기 드라마 ‘정년이’를 ‘젖년이’로 패러디한 부분이 화두에 올랐다. 인종차별, 외모 비하, 선정적 패러디 등이 문제가 된 것이다. SNL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패러디는 인물을 과장하거나 풍자를 전하는 도구이므로 풍자와 조롱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 SNL의 시작 SNL의 원조는 미국 방송국 NBC에서 약 50년간 방영하고 있는 ‘Saturday Night Live’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SNL 코리아’는 말 그대로 ‘코리아’ 버전이다. ’SNL코리아‘는 2011년에 미국 SNL의 포맷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시즌제로 이어진 프로그램이다. 미국 SNL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국가에 판권을 수출해 약 11개 국가에서 현지화되어 론칭되고 있다.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당신이 알고 있던 스타를 잊어라!‘라는 슬로건으로 호스트들이 자신의 모습을 망가뜨리는 모습으로 재미를 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냥 재미가 아니라 ’콩트와 정치 풍자를 통한 재미‘라는 부분이다. SNL이 여러 국가에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 및 사회적 이슈를 성역 없이 적극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는 이 프로그램의 독자적인 콘셉트라고 할 수 있다. 국정감사나 런닝 동호회 모습을 패러디하는 등, 사회 이슈를 적나라하게 풍자하는 프로그램은 현재는 SNL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 ‘SNL코리아’ 포스터 (사진:https://www.coupangplay.com/content/fb2bb8b0-a544-4be1-8489-83cb38adad05) ‘흉내 내기’는 항상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잘 따라 해도 문제이고, 못 따라 해도 문제이고, 잘못 표현해도 문제이다. 그러므로 패러디를 중심으로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은 항상 애매모호한 경계선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SNL코리아’는 매 회차가 업로드될 때마다 화제가 되고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가 등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패러디가 항상 조롱이 뒤섞여 있고 성적인 내용을 주된 패러디로 삼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많은 매체들은 SNL을 ‘웃음거리에만 집중한 길 잃은 풍자 코미디’라고 평가한다. 2030 여성을 기싸움을 일삼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MZ들을 비도덕적인 청년으로 프레임화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정치와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는 배제되었다고 평가한다. 풍자와 조롱 사이 줄타기 최근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Saturday Night Live’에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전 부통령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자신의 파안대소를 흉내 내는 출연진에게 “내가 진짜 그렇게 웃느냐”라며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를 본 트럼프 측은 형평성에 대해 반발하였고 이를 잠재우기 위해 NBC는 트럼프의 영상 메시지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 미국 대선 후보 카밀라 해리스가 미국 SNL에 출연한 모습 (사진: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67942?sid=104) ‘SNL 코리아’가 미국 SNL과 항상 비교되는 부분은 정치적 풍자와 약자에 대한 풍자이다. ‘SNL 코리아’에는 정치인들이 홍보를 위해 잠시 출연하는 코너가 있다. 크루들은 그들에게 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하며 웃음을 주려 하고, 정치인들은 곤란해하며 불편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마지못해 대답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시청자들도 민망해지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은 가장 흔한 풍자 대상이다. 대통령의 발언, 의혹을 거침없이 패러디해 방송한다. 과거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트럼프 대통령을 소재로 회복까지 오래 걸렸으면 좋겠다는 직접적인 발언을 해 여파가 컸던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을 함부로 해선 안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정치풍자에 있어서 매우 보수적인 편이다. 그런 까닭에 ‘SNL코리아’에서 속시원한 정치풍자를 보기는 어렵다. ‘SNL코리아’ 시즌 1부터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출연해 인터뷰를 하는 등 패러디를 통해 나름의 노력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풍자에 있어서 보수적이라는 한국의 특이성이 대중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도했던 유머가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 받는 타격이 크다. 정확하게 문제를 꼬집었다고 하더라도 권력이나 민감한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경우에는 그 유머를 모욕적이거나 도발적인 것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SNL 코리아’가 웃음을 위한 패러디만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슈의 본질을 말하지 못하고 외모나 말투를 따라하는 등의 ‘겉핥기’식 풍자가 대부분이다. 풍자와 조롱의 차이는 아주 미세하다. 어떤 인물이나 이슈를 비판하는 것을 그 본질을 대상으로 하면 건강한 풍자이지만 외모와 표정을 흉내 내는 건 조롱에 가깝다. ‘SNL 코리아’도 대상 설정이 중요해 보인다. 최근 문제가 된 ‘젖년이’ 발언도 성적인 전환이 아니라 드라마가 원작 웹툰의 성소수자와 페미니즘 캐릭터를 지운 것을 비판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패러디를 한다면 대상을 격하하는 게 아니라 특징을 차별화해야 하며, 풍자를 한다면 대상의 본질을 정확히 꼬집어야 한다. 건강하게 비판하고 풍자할 수 있는 토양 필요 ‘SNL 코리아’가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 중 하나는 시청자가 유머를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있다. 아무리 의도가 긍정적이고 풍자적인 요소가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이를 비판적 시선으로만 받아들인다면, 그 의도가 곡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비판적 시선은 매체를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 언제나 중요하다. 그러나 풍자가 사회의 건강한 비판 기능을 수행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대중 또한 코미디의 본질을 이해하고 조금은 여유로운 자세로 이를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성숙도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풍자가 겨냥하는 권력층의 반발 역시 풍자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권력층이 풍자의 메시지를 부정적으로 간주하고 이를 억압할 때 풍자의 자유는 제한되고 창작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너무 민감한 반응보다는 때로는 의도와 메시지에 집중하는 유연함이 ‘SNL 코리아’와 같은 프로그램이 더 나은 풍자 코미디로 즐거움을 주고 건강하게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다. ‘SNL 코리아’는 유튜브를 제외하고는 개그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진 이 시점에서 웃음을 주는 독보적 매체이다. ‘독보적’이라는 타이틀을 과도한 흉내 내기로 변질시키지 않고 풍자와 패러디의 본질을 잘 이해함으로써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대중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윤진 기자
제 741 호 36명의 작품으로 현대미술을 탐험하다.
36명의 작품으로 현대미술을 탐험하다. 2024년이 저물어 가는 지금,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 예술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연말을 맞아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대 미술의 깊이를 탐험하고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인상적인 두 개의 전시회를 소개한다. ▲ <어반아트 : 거리에서 미술관으로> (사진: 정소영 기자) 유럽 최대 규모의 어반아트 컬렉션을 자랑하는 독일 Museum of urban and Contemporary Art (MUCA)의 소장품으로 구성된<ICONS OF URBAN ART - 어반아트 : 거리에서 미술관으로>가 2025년 2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뱅크시, 카우스, 제이알, 세퍼드 페어리, 리처드 햄블턴 등 어반아트의 대표 작가 10명이 참여하는 해당 전시회는 MUCA의 영구 소장품 중 선별된 72점의 작품을 통해 어반아트라는 예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어반아트는 도시 공간에서 탄생한 시각 예술로, 그라피티와 스트리트 아트 등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 거리에서 시작하여 21세기 현대 미술의 핵심 장르로 자리 잡은 어반아트 작품들은 도시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정치적 ·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공공장소에서의 예술적 경험은 때때로 깊은 자아 성찰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불러일으킨다.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은 도시 환경을 캠퍼스로 삼아 사회적 울분을 표현하고,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며, 그들만의 독창적인 미적 감각을 통해 스트리트 아트라는 현대의 혁신적인 미술 조류를 이끌어가고 있다, 카우스(KAWS) 카우스는 미국의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이다. 카우스라는 가명은 당시 뉴욕 거리를 가득 채운 광고 포스터의 대형 타이포그래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광고 이미지 위에 그라피티를 그리는 것은 공공장소를 되찾고자 하는 일종의 도발적인 시위이기도 하다. 카우스는 도시의 팝 컬처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꾸준히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캔버스, 스프레이 페인트, 대형 조형물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4피트 컴패니언(해부, 갈색)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리처드 햄블턴(RICHARD HAMBLETON) 리처드 햄블턴은 “스트리트 아트의 대부”로 불리는 예술가이다. 수많은 예술가가 모이던 전설적인 클럽 57의 단골 중 하나로, 키스 해링, 장미셀 바스키아와 어울렸다. 활동 초기부터 섬뜩한 요소가 느껴지는 작품을 제작했으며, 검은 페인트로 사람의 그림자를 역동적으로 그려내어 보는 이에게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들은 곧 “섀도우 맨”으로 일컬어졌으며, 이번 전시에서 섀도우 맨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 프랭크 셰퍼드 페어리는 동시대 스트리트 아티스트와 그래픽 디자이너 중에서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셰퍼드 페어리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하여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과 상업이 서로를 대놓고 인정하지 못할 뿐 실제로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셰퍼드 페어리는 작품이 공공장소에 전시되는 것을 선호하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평화의 여신, 신세계의 악취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인베이더(INVADER) 인베이더는 스트리트 아티스트로, 1970-80년대의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세계 각지의 벽과 거리에 픽셀아트 작품을 설치했다. 그는 ‘스페이드 인베이더’라는 비디오 게임 제목 그대로의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며, 여러 도시에 모자이크 작품을 설치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흰색과 검은색 타일을 사용하여 QR코드로 읽을 수 있는 특별한 픽셀 아트를 만들기도 하는데 스캐너나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읽으면 “이것은 침공이다”라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루빅에게 체포된 시드 비셔스, 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제이알(JR) ▲도시의 주름, “미스터 마” ⓒ제이알 (사진: 정소영 기자) JR은 프랑스의 스트리트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이다. 그는 자신의 그라피티보다 사진이 보는 이에게 더 큰 감동과 강력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진과 글로 거리를 꾸미며 거리의 큐레이터로 거듭났다. 사진 프로젝트는 미술관이 없는 곳에 미술을 가져다 주었다. 그는 현재 동시대 아티스트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사진 작품 외에도 발레 작품 <레 부스케> 창작,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연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도시의 주름, “미스터 마”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오스 제미오스(OS GEMEOS) 포르투갈어로 “쌍둥이”라는 뜻의 오스 제미오스는 브라질에서 가장 잘 알려진 스트리트 아티스트 듀오이다. 그는 작품에서 항상 꿈이라는 주제를 등장시키는데, 초현실적인 구조물 사이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누르스름한 색의 타원형 얼굴을 한 인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관객과 상호작용을 하는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제 기타(Untitled Guitar)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빌스(VHILS) 빌스라는 가명으로 잘 알려진 알렉산드르 파르투는 도시화와 개발, 세계적 동질화가 우리가 사는 곳의 풍경과 사람들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본다. 그는 “창조하기 위해 파괴한다.”는 자신의 신조 아래, 소외된 소재를 활용하여 강렬하고 시적인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도시 환경이 풍화와 인간의 영향에 의해 자연적으로 파괴되고 퇴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타(Matta)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스운(SWOON) ▲얼음 여왕ⓒ스운 (사진: 정소영 기자) 스운으로 활동하는 칼레도니아 커리는 자신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다리, 비상구, 급수탑 등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에 작품을 걸기로 결정했고, 빠르게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그녀는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더 깊이 인식하도록 유도하며, 작품, 모델, 관객 간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가장 유명한 프로젝트인 <스위치백 바다의 헤엄치는 도시들>(2008)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며, 이번 전시에서는 얼음 여왕(Ice Gueen)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배리 맥기(BARRY MCGEE) 맥기는 고향인 샌프란시스코 거리에 그라피티를 그리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작품을 일종의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공공장소에 작품을 내걸었다. 작품 소재에 캔버스, 종이, 페인트뿐만 아니라 나무와 금속 등 재활용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특징이 있으며, 컬러 블록과 패턴을 조합하는 독특한 방식은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런 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뱅크시(Banksy) 뱅크시는 베일에 가려진 영국 출신의 거리 예술가로, 스트리트 아트, 정치 활동, 영화, 회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히 활동하는 아티스트이다. 그는 그라피티를 활용해 자본주의, 정치,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만들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영국에서 반출된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품 이름은 ‘훼손된 전화박스’이다. ▲훼손된 전화박스ⓒ뱅크시 (사진: 정소영 기자) 마치 전화박스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2005년 런던에 설치했던 작품으로, 이 작품을 영국 밖으로 반출하여 전시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ICONS OF URBAN ART - 어반아트 : 거리에서 미술관으로>에서 상명대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할인 프로모션 내용은 첫째, 상명대학교 학생 본인 외 동반 1인 포함 10% 할인이 적용된다. 둘째, 해당 프로모션은 현장 구매에서만 적용 가능하다. 셋째, 현장구매시, 상명대학교 학생증(실물 또는 모바일 학생증) 제시가 필수이다. 2024 아트스펙트럼, 드림 스크린 드림 스크린 리움은 리움미술관에서 12월까지 2024 아트스펙트럼으로 개최되는 전시로, '귀신 들린 집’으로 알려진 ‘윈체스터 하우스'를 본뜬 전시이다. 참여 작가 26명(팀)은 국내 작가를 비롯하여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문화권 11개국 출신이다. 이들은 아시아의 지역적 특징과 문화를 기반으로 인터넷, 서브 컬쳐, 게임, 대중 문화 등을 접하며 성장한 세대에 속한다. 어둡고 밝은, 묘한 분위기의 방과 마당, 복도 등을 차례로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방향을 잃고 꿈 속을 헤매는 것 같은 이질감이 든다. 미궁 같은 전시장 구조는 젊은 세대의 상실감과 고립감을 반영한다. 전시 공간 속 방황하고, 작품 앞에서 사색하던 이들의 모습이 다시금 떠오르는 설명이다.어두운 마당을 가로질러 저택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복도에 설치된 프리실라 정의 ‘실내 여행’이라는 대형 조각 작품이 보이고, 온통 얼룩진 최윤의 방이 왼편에 보인다. 오른편에는 적막한 전시회장 가운데 여러 소리가 유유히 울리는 특색있는 방이 나온다. 여러 소리가 조화롭게 어울려 공간을 채우는 순간이 타 작품들에 비해 파격적으로 강렬하진 않지만, 인상적인 곳이다. ▲ 저택 현관과 초입 (사진: 곽민진 기자) 이국적인 작품 세계 속으로 ▲ 카몬락 숙차이와 소 유 누에의 작품들 (사진: 곽민진 기자) 저택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캄캄한 복도가 이어지다가 태국 특유의 독창적인 색채의 조화가 눈을 사로잡는다. 해당 전시회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몬락 숙차이의 작품들이다. 이 중 '붉은 연꽃'은 한 여인의 순결이 깨지자,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희생시키고, 그녀는 붉은 연꽃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내용의 민간 설화를 토대로, 믿음의 힘과 사회의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다. 작가는 자신을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상상하고, 사진을 찍어 허구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중국, 인도, 대만 등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모여 구성된 전시회인 만큼 각 작가마다 특성을 살린 이국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소 유 누에(미얀마)가 어머니의 고향인 탕얀에서 양귀비 꽃밭을 본 이후, 루아와 와라족의 설화를 접하면서 영감을 얻은 조형물, 아시아 종교 문화 속 뱀신 혹은 여신 ‘나가’를 탐구하며 필멸의 인간이 신격화되는 가능성에서 영감을 얻은 조각, ‘뱀여인, 시가라키’ 등 여러 민간 설화와 특색 있는 지역적 색채들을 담은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또 다른 분위기의 복도와 방들이 이어진다. ▲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 (사진: 곽민진 기자) 해당 전시회는 스크린 영상 전시를 비롯해 VR 체험, 암벽 등반, 스마트폰 속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고자 한 시도가 돋보인다. 보 왕(대한민국)은 가발 무역을 중심으로 20세기 후반 아시아의 산업화 및 근대화 이면의 기억을 발굴, 재구성한다. 리 이판(영국)은 DIY 방식으로 만든 3D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기술적 도구 및 환경에 대한 의구심을 던지고, 헤 지케는 현실과 긴밀하게 얽힌 디지털 세계가 붕괴하는 순간을 허구적 서사로 표현하고 있다. 류한솔(한국)은 B급 공포 영화나 온라인의 자극적 콘텐츠의 문법을 빌려 파편화된 신체의 감각과 이로부터의 쾌감을 발견한다는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감각마저 모호해지며, 전시 속 세계관에 몰입하게 된다. ▲ 현대 사회 속 사색이 담긴 작품들 (사진: 곽민진 기자) 현재 동남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과 그 제국주의적 배경에 도전하며 새로운 영토 그리기를 모색하는 아를렛 꾸잉 안 짠(프랑스)의 종합예술작품, 다이닝룸 세트장을 배달이자 촬영의 용도로 제시하며 여러 조형물들을 한 데 모아 현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참여자로서 복잡한 사회적 연결망을 시사한 돈선필의 프록시 등 어느 순간 이 전시의 끝을 짐작하게 될 즈음, 밀레니얼 이후 방황하며 살아가는 현대 속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에 대한 사색이 스쳐 지나간다. 이번에 소개한 전시들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특별한 예술 경험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연말까지 이어지므로 언제든 여유롭게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정소영, 곽민진 기자, 오도연 수습기자
제 740 호 짧지만 강력한 1분의 마법, 숏폼 드라마
짧지만 강력한 1분의 마법, 숏폼 드라마 디지털 시대, 바쁜 생활과 함께 짧은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다양한 기업에서 짧은 시간 안에 즐길 수 있는 숏폼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숏폼 콘텐츠는 롱폼이 아닌 숏폼 형태의 드라마, 숏폼 드라마일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국내 OTT 플랫폼인 왓챠에서 숏폼 드라마 플랫폼 ‘숏차'를 출시했다. 숏챠는 ‘막힘없는 스토리 질주'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국가와 장르의 숏폼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다. ▲숏챠 배너 (사진:https://m.blog.naver.com/dudum_official/223606497610) 숏폼드라마의 등장과 인기 숏폼 드라마는 중국에서 소설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짧은 형식의 영상에서 시작되어 큰 인기를 끌자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가 특징인 1~2분 길이의 드라마로 작품당 50~150화로 구성된다. 단순히 롱폼을 짧게 편집한 영상이 아닌 기승전결을 가진 하나 드라마로 ‘세로 드라마’, ‘2분 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가 전개되어 1분 안에 상황이 반전되기도 하고, 치정•멜로•복수 등 자극적이고 직관적인 주제의 드라마가 많다. 숏폼 드라마는 숏폼 드라마 플랫폼에서 시청 가능하며 예고편이나 무료로 공개된 회차는 각 플랫폼의 공식 유튜브나 인스타와 같은 SNS에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숏폼 드라마는 초반 10~20회는 무료이나 이후 회차는 편당 300원~500원에 판매한다. 드라마 시리즈 한 편을 다 시청하려면 OTT의 월 구독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기존의 드라마는 회당 제작비가 20억원 가량인데 숏폼 드라마는 회당 약 1억 원이 투입되고, 사용자가 회차를 시청할 때마다 돈을 지불하므로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 제작 속도 또한 기획에서 업로드까지 2~4개월로 매우 짧은 시간 내에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현재 숏폼 드라마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1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고, 한국에서는 6,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실제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120만 명을 대상으로 ‘숏폼 앱’과 ‘OTT 앱’의 사용시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숏폼앱(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46시간 29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OTT 앱(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9시간 14분과 불과했다. 숏폼 플랫폼 시청 시간과 OTT 플랫폼 시청 시간이 약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의 인기에 많은 콘텐츠 제작사가 숏폼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것이다. 숏폼 드라마 플랫폼 현황 숏폼 드라마의 해외 플랫폼은 대부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 COL그룹의 ‘릴숏’과 뎬중테크의 ‘드라마박스’가 대표적이다.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릴숏은 올해 1분기 누적 다운로드 3000만 회를 돌파했고, 매출 700억 원을 기록했다. 릴숏은 중국에서 회사가 보유한 500만 개 이상의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숏폼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드라마박스는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 주력하는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다. 특히 중국 회사들은 AI 기술을 도입해서 편집자나 현지 배우를 대체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2년 12월 숏폼 드라마 전문 플랫폼이 등장했으며, 2023년 3월 NTV가 틱톡에 숏폼 드라마 계정을 개설하는 등 온라인과 TV를 아우르며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국내 숏폼 드라마 플랫폼으로는 폭스미디어의 탑릴스, 스푼랩스의 비글루, 왓챠의 숏챠 등이 있다. 탑릴스는 올해 4월 출시된 플랫폼으로, 5월 미국의 숏폼 드라마 플랫폼 '플렉스TV'와 협약을 맺고 1000만 달러(138억 원)의 콘텐츠 투자 펀드를 결성하였다. 비글루는 올해 7월 국내 오디오 플랫폼인 스푼에서 출시한 플랫폼으로, 90개의 드라마를 영어, 일어, 중국어 등 7개 언어로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이다. 마지막으로 숏챠는 OTT 왓챠에서 출시한 플랫폼이다. 이외에도 최근 국내 콘텐츠 플랫폼인 리디북스에서 최근 숏폼 드라마 사업 검토에 착수했으며 웹툰 플랫폼 운영사 탑코미디어도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숏폼 드라마 작품을 공개했다. ▲각 플랫폼 로고(왼쪽부터차례대로탑릴스, 비글루, 숏챠) (사진:https://play.google.com/store/games?hl=ko) 숏폼 드라마의 미래 콘텐츠 구성 문제와(개연성 없는 빠른 전개, 강렬한 음악/효과음 남발 등) 원고료/저작권/수입 분배 기준의 모호함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숏폼 드라마가 곧 OTT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숏폼 드라마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래에는 정말로 TV나 OTT의 롱폼 드라마가 아닌 숏폼 드라마가 주도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미래에 유행할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숏폼 드라마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존의 TV 방송이나 OTT에서 감상했던 드라마와는 색다른 매력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지연 기자, 장은정 수습기자
제 740 호 2024 가볼 만한 연말 행사
2024 가볼 만한 연말 행사 바쁘게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대로 2024년을 보내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서울 곳곳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축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석촌호수 루미나리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10월 25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 ‘석촌호수 루미나리에’가 진행된다. 루미나리에는전구를 활용해 건축물을 만들거나 조형물을 꾸며 전시하는 것을 뜻한다. 2022년 처음 시작한 이래 매년 석촌호수 일대를 감싸는 빛의 장관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송파구의 대표 축제 중 하나다. ▲루미나리에 행사장 배치도 (출처 : https://www.songpa.go.kr/culture/detailInfo.do?key=3796&resrceCd=CT0155-1030773) 올해의 주제는 Dream, Universe&Love(꿈, 우주, 그리고 사랑)이다. 석촌호수 주변에 주제와 관련된 포토존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루미나리에 축제의 대표 조형물 ‘루미나리에 터널'을 지나면 신비로운 오로라가 내려앉은 듯한 ‘오로라 레이저로드’, 12개의 별자리로 꾸며진 ‘고보라이트길’ 등 형형색색의 빛 조형물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내가 꾸미는 호수’ 공모전 당선작이 축제에서 공개된다. 이번 공모전에는 응원과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1,245개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그중 50개를 선정해 LED 큐브 조명으로 꾸며 전시했다. 선정된 작품들은 석촌호수 동쪽 별빛 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매주 주말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축제의 즐길 거리를 더했다. 더현대 크리스마스 ‘LE GRAND THEATRE’ ▲2023 더현대 서울 크리스마스 (출처 : https://www.news1.kr/photos/6316324)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아기곰 해리와 소녀가 세계 최고의 크리스마스 쇼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여정 ‘LE GRAND THEATRE’가 진행된다. 사전 예약 또는 현장 예약을 통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 ▲2023 광화문광장 마켓 전경 (출처 :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95548) 광화문 광장에서 12월 13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올해로 3번째를 맞는 광화문 마켓은 서울 야간관광 활성화와 지역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행사로 3개의 시즌으로 나뉘어 24회 진행된다. 주중(월~목)에는 17:30~21:30, 주말(금~일)에는 18:00~22:00에 진행된다. 올해의 키워드는 ‘시즌 상품'으로 시즌 소품과 수공예품, 먹거리를 총 141팀이 홍보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매듭달이라 불리는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로, 학우들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시기이다. 같이 한 해를 열심히 달려온 동기, 선후배와 함께 다양한 연말 행사를 즐긴다면 2024년 한 해가 즐거운 해로 기억될 것이다. 다가오는 연말, 축제 현장을 방문해 특별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이은민 기자
제 740 호 흑백요리사: 시청자를 사로잡은 요리 전쟁
흑백요리사: 시청자를 사로잡은 요리 전쟁 최근 넷플릭스가 만든 요리 경영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크게 흥행하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재야의 숨은 고수 셰프들부터 이미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스타 셰프들까지 총 100명의 셰프가 오직 맛 하나로 맞붙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흥행이유 흑백요리사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는 ‘흑’과 ‘백’의 ‘계급’을 구분하는 것이 다른 요리 경연 프로그램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요인이다. 음식은 먹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한다. 사람들은 남들보다 잘 먹고 잘산다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계급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연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내가 어디에 살고, 무엇을 하며, 무엇을 먹는지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된다. 남들보다 더 위에 올라가고자하는 그런 목표 의식을 흑백요리사는 잘 건드렸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스타 셰프들 20명과 알려지지 않은 셰프 80명을 백과 흑으로 나누고, 첫 라운드에서는 흑에 해당하는 흑수저 셰프들끼리 경연한다. 백수저 셰프들은 흑수저 셰프들의 경연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서 실시간으로 경연을 지켜본다. 자연스레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을 내려다보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흑수저 셰프들이 내려다보는 백수저 셰프들을 올려다보며, 기분 나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계급에 대한 공감이나 울분을 끌어내는 장치가 된다. 스타 셰프들의 인지도 또한 흥행 요인 중 하나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큰 인기와 인지도를 얻은 최현석 셰프나, 마스터셰프코리아에서 우승한 최강록 셰프, 심사위원단으로 나온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백종원까지. 이미 익숙하고, 유명한 요리 전문가들이 등장해 흥행에 큰 도움을 주었다. 스타 셰프들 말고도, 흥행을 이끈 큰 요소는 바로 ‘서사’이다. 보통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요리에 셰프의 서사를 넣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정에 공감하며 감정 이입하게끔 유도한다. 그러나 흑백요리사는 그런 요소를 배제하였다. 1라운드가 특히 이런 흑백요리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데, 80인의 흑수저 요리사는 파이널 라운드가 되기전까지는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룰을 지키며 바로 대결을 시작한다. 어떠한 자신의 이야기도 없이 오직 ‘맛’으로만 심사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밝혀지지 않은 서사는 파이널 라운드에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에게 더 큰 공감과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살아남은 흑수저 셰프 나폴리 맛피아와 백수저 에드워드 리 셰프는 [자신의 이름을 건 요리]라는 결승전 주제에 맞추어 요리하였다. 나폴리 맛피아는 '권승준'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건 양의 심장과 야생 버섯을 곁들인 피스타치오양갈비를 선보였다. ▲피스타치오 양갈비(사진 출처: 넷플릭스www.netflix.com) 에드워드 리 셰프는 이에 맞서, '이균'이라는 자신의 숨겨두었던 자신의 한국 이름을 공개하고 나머지 떡볶이 디저트를 선보였다. ▲떡볶이 디저트(사진 출처: 넷플릭스www.netflix.com) 또, 에드워드 리 셰프는 [인생 요리] 미션에서 비빔밥을 만들었는데, 비벼 먹는 것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음식이었다. 심사위원이었던 안성재 셰프는 비벼 먹지 않는데, 이걸 비빔밥이라 칭할 수 있는 거냐며 82점의 다소 낮은 점수를 주었지만, 에드워드 리 셰프의 서사가 드러나며 시청자들은 감동하였다. 에드워드 리 셰프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민을 갔을 당시 많은 고난이 있었고, 주류에 섞이지 못하는 비주류의 삶을 비빔밥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시청자들은 에드워드 리가 아닌 '이균'으로 기억하겠다는 평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대결의 승/패보다 뒤늦게 공개된 셰프들의 서사, 특히 에드워드 리 셰프의 서사에 공감하며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은 왜 경쟁에 열광할까 흑백요리사는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으로, 100인의 요리사가 경쟁하는 콘텐츠다. 100인의 요리사는 라운드마다 개인전과 팀전을 통해 대결하여, 탈락자를 가려낸다.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은 경쟁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프로그램은 과거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댄스, 토론, 음악, 요리, 밀리터리 등 취급하는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실제로, 과거 대학생들의 창작곡으로 진행된 MBC <대학가요제>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강철부대>, <피지컬:100> 등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어,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이들 프로그램은 공통으로 여러 단계의 경쟁을 펼쳐서 한 명의 우승자 혹은 하나의 팀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방식의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토너먼트 방식, 도장 깨기 방식, 팀 경쟁 등 다양한 형태의 경쟁 구도가 사용되고 있지만, 적자생존 방식의 기본 구조가 공통으로 적용된다. 방송 작가가 방송을 기획하는 데 있어, ‘경쟁’은 자극적인 재료가 된다. 경쟁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동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필연적으로 대결 구도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특성은 성공과 실패, 선택과 탈락, 죽음과 생존이라는 이분법을 극대화한다. 회차마다 발생하는 박진감과 긴장감은 시청자를 즐겁게 만들고, 결과를 응원 또는 예측하게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는 전율과 스릴을 느끼며, 이는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구조적 경쟁과 의도적 경쟁을 함께 내포하는 체제이다. 구조적 경쟁이란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구조를 뜻하며, 의도적 경쟁은 1등이 되고 싶다는 개인의 욕망이 표출된 내재적 표현이다. 따라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우승에 대한 욕망과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상호 배타적인 목표 달성의 장치를 동반하고 있다. 구조적 경쟁과 의도적 경쟁의 흥미 요소를 모두 내포하고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구조는 인간의 적자생존이라는 본질적 욕망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제로 작용한다.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의 또 다른 매력은 ‘리얼리티’다. 리얼리티는 프로그램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하며, 돌발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해준다. 이는 다른 사람을 엿보는 듯한 시청자의 관음증적 욕망을 채워준다. 이러한 특성은 프로그램 참가자의 서사를 부각하며, 극대화된 감동을 연출한다. 특히 일반인이 참여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유발하고,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사람들은 만들어진 각본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이기에 더욱 열광하게 된다. 흑백요리사의 ‘흑수저’ 요리사가 이에 해당한다. ‘흑수저’는 ‘백수저’에 해당하는 셰프를 제외한 전국의 요리사들이다. 요식업에종사 중인 사장, 유명 요리 유튜버, 정규 셰프 출신 요리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백수저’ 만큼의 명성은 없고 나이도 다소 젊은 편이다. 그렇기에 ‘흑수저’ 소속 요리사가 명성 높은 ‘백수저’ 요리사를 상대로 승리했을 때, 시청자는 커다란 감동을 느꼈고, 이는 흑백요리사의 흥행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신범상 기자, 오도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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