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호 나, 너, 그리고 우리
송지민 정기자 나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기꺼이 도와드릴 마음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책임을 묻진 말아 주세요. 나는 당신이 나를 필요해서 조금의 힘만 얹었을 뿐, 선택은 본인의 몫이니까요. 언젠가 가족들과 나의 이러한 생각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아빠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우리 아빠는 공동체를 추구하는 이타적인 사람이다. 아빠는 내가 개인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는 듯했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아빠, 개인주의라고 해서 이기적인 건 아니야.”, “아빠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 어쨌거나 자기 이익이 가장 중요한 거잖아.” 대충 이런 내용들의 대화가 몇 분 동안 오갔고, 서로 어색함만 남은 채 저녁 식사는 끝이 났다. 아빠도 나도 꽤 유쾌하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TV에서나 보던,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던 그런 사람들이 서로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아빠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고 싶어서 개인주의와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동일시되는 현시점에서, 그 의미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개인주의 :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의 존재와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사상과 태도. -이기주의 : 자기만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입장. 개인주의의 개념을 살펴보면, 그 어디에도 타인을 배제한다는 내용은 없다. 집단보다 자신의 가치와 자율성을 우선할 뿐이다. 다만, 비교적 현세대가 이전 세대들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바람에, 오해가 빚어져 다툼이 생겨난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여, 혹은 이해하지 않으려 하여 개인주의자들과 집단주의자들은 서로를 ‘꼰대, (퇴색된 의미의) MZ’라고 칭하며 더욱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QUITE QUITTING’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조용히 그만두기’라는 단어인데, 외국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는 사례로 현재 우리나라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요즘 세대들이 계약서상에 쓰인 본인의 업무 이외에 또 다른 업무를 시키거나 초과 근무, 혹은 원하지 않는 친목 등이 강요되었을 때, 조용하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전 세대들은 현세대들의 이러한 모습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진 않는다. 그들은 계약서에 적힌 내용에서 무언가 더해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며, 자신에게 요구된 것들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계약서에 적힌’이다.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과 집단이 약속한 그 ‘계약서에 적힌’ 내용에서 나아가 무언가를 더 하지도, 반대로 덜 하지도 않으려는 것이다. 더불어,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묵묵히 참고 견디려 하지 않는 이러한 행동을 이전 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세대에선 당연시되었으며, 그것 또한 해야만 하는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충돌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고, 내가 생각하기에 집단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사람과 개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아래 대화에서 A1은 집단주의 성향의 사람을, A2는 개인주의 성향의 사람으로 칭한다.) Q. 회사와 같은 집단에서 계약 당시 주어진 자신의 의무를 넘어서까지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1.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걸요. 그런데 이 삶이란 게 내 마음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는 없더라고요. 생계를 위해서, 와이프랑 우리 애들을 위해서 나는 이곳에 계속 있어야 하니까 마음은 그렇더라도 그게 참… A2.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일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어떤 상황인지 봐야 할 것 같아요. 사소한 정도면 그냥 해줄 것 같기도 한데, 너무하면 글쎄요… 묵묵히 견디는 사람이 있을까요? Q. 답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회식, 상사 혹은 팀의 남은 업무를 위한 야근, 본인 부서의 일이 아닌 업무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1. 이게 애매한데… 젊은 사람들은 확실히 우리보다 싫어할 것 같긴 합니다. 우리도 싫긴 하죠. 근데 이게 아까 말씀드렸듯이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그러면 뭐 이제 그냥 하는 거죠, 그냥... 내가 뭘 어쩌겠어요. 그만둘 수도 없고... A2. 아... 난감한 질문이네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마냥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그래도 요즘에 회식 문화가 바뀌는 추세라 저는 아직 크게 불만은 없는데, 가끔 지치긴 하죠. 제 지인은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회식 때문에 다음 날 일에 차질도 생기고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하니까는 업무 때문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이직 생각을 하더라고요. 뒤에 말씀하신 두 개는 솔직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불만이면 이직해야죠, 뭐. Q. 마지막으로, 'Quiet Quitting'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1. 좋게 보이진 않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가끔은 요즘 친구들이 뭔가 우리 때만큼 의지가 없다는 생각도 합니다. 사회에서는 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는 없잖습니까. 그걸 이제 받아들이고 좀 열심히 해보려 해야 하는데... A2. 음... 뭐 갑작스레 그만두는 게 아니라 사전에 논의가 된 부분이라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일을 하면서 자기랑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본인이나 팀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그만두는 편이 저는 오히려 낫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그만두는 행위 자체에 있어서 욕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 본인의 선택이니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는 생각했다. 내가 예상했던 답변은 이런 게 아니라고. 그리고 내가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그 둘이 정반대의 입장이리라 생각했고, 어느 정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뉘앙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은 답변은 대개 ‘어느 정도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내포하고 있었고, 서로를 절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다. 겸손한 사람이 되어 지민이 네가 가진 것을 나누면서 살아가라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꽤 오랫동안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니까 누구에게, 무엇을, 왜요? 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할아버지는 내가 개인주의 혹은 집단주의 등 어느 한 쪽에 서길 바라셨던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든 우리 사회 속에서 조화롭게 어울리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그러기 위하여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베풀라고 말씀하신 것이고, 이건 꼭 누군가에게 무엇의 이유를 가지고 베푸는 것이 아닌 그저 나와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선뜻 베풀 줄 아는, 그러한 삶의 태도를 가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은 말씀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길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 과정에서 나는 끊임없이 나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그들을 판단하지 않으려 애썼고, 사람을 대할 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대하려 노력했다. 몇몇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나와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느껴 멀어지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한 번도 그들이 틀렸기에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전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설 수 있다. 자신의 감정, 혹은 신념에 따라 상대방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게 되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이 상대방을 어떤 결괏값으로 판단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러한 생각이 행동과 태도로 이어져 듣는 이도 나의 태도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도 무언지 모를 불쾌함을 느낄 것이고,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대화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 혹은 신념에 따라 누군가를 ‘틀리다’고 해석하지 않고 ‘다르다’고 받아들이며 사람들을 대해보자. 그러면 분명 다른 이들도 당신의 해석을 받아들이고 의미 있는 대화와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을까 싶다.
제 8 호 3줄 요약이 필요해
이선민 정기자 [3줄 요약이 필요해]의 3줄 요약 1. 현대 사회의 읽기 방식이 3줄 요약으로 변하고 있다. 2. 읽음의 행위가 트렌드로 바뀌며 긴 글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3. 그러나 진정한 이해를 위해선 글의 완독과 깊이 있는 읽기가 필요하다. “3줄 요약 부탁드립니다.” 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3줄 요약 부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다양한 3줄 요약 요청 글을 볼 수 있다. 또 여러 글을 읽다 보면 하단에 3줄 요약이라는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3줄 요약이다. 위에 있는 긴 글을 단 3줄만으로 요약해 주는 것이다. 멀리 찾을 것도 없다. 인스타그램과 에브리타임 내 게시물만 봐도 해당 글의 글쓴이가 자신의 글을 읽는 누군가를 위해, 위에 있는 긴 글을 단 3줄만으로 요약해 준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에게 질문하고 싶다. 과연 교지편집부에 올라온 기사의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온전히 집중하여 완독해 본 적이 있는지. 사람은 보통 책도 편식한다고 한다.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글은 읽을지언정, 어떠한 주제인지도 모르는 긴 글로 쓰인 기사를, 막연한 마음으로 읽고자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요즘엔 긴 영상, 긴 글을 보기 힘들어한다. 5분, 아니 1분 남짓한 영상과 긴 글에 추가되는 3줄 요약을 필수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 ‘요약’이라는 도구에 의존하여 글을 ‘읽음’의 행위를 대체하곤 한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러한 모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우리도 모르는 사이 기술과 매체가 발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해 왔다. 굳이 시간을 내고 노력하지 않아도 ‘읽음’을 ‘시청’의 행위로 대체할 수 있으니, 얼마나 이 행위 자체가 가벼워졌는지 모를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 우린 글 전체를 읽는 것을 힘들어할까? 1. 긴 글 읽기는 어려워 “여러분은 왜 긴 글 읽기가 어려운가요?” 24년 10월에 올라온 한 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인 62.4%가 ▲예(원본보다 요약형 정보를 선호한다)라고 답했다. 요약형 정보를 선호하는 이유로는(복수 선택)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70.7%), ▲원문을 다 읽기 귀찮아서(43.4%), ▲요약본만 읽어도 충분해서(28.6%) 꼽았다. 이 외에도 멀티태스킹 문화의 보편화, SNS 활용의 익숙함이 있다고 본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요약형 정보를 선호한다는 비중이 가장 큰데,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긴 글을 읽는 시간은 오히려 과도한 투자로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기에 SNS 활용에 익숙한 세대로서 정치, 사회면 뉴스 같은 경우도 SNS에서 보기 적합한 이미지로 만들어진 카드뉴스를 통해 내용을 읽기보다는 시청을 택하는 추세이다. 다양한 미디어로 제시되는 환경은 다른 곳보다 더 짧고 간결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간편함을 제공하기에, 어쩌면 긴 글 읽기가 어려운 이유는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 요약을 선호하지만, 이는 글에 담긴 맥락을 피상적으로밖에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나의 경우 긴 글 읽기를 어려운 이유로 책을 예시로 들어본다면, 앉은 자리에서 완독하지 않으면 찝찝함이 남는다는 핑계 아닌 이유가 크다. 그렇기에 읽던 책을 중간에 멈추고 싶어도 완독에 대한 부담감으로 자신의 허들을 낮추면서 ‘읽음’의 행위를 회피하려고 했다. 검색 한 번으로 간편하게 내가 원하는 정보를 짧고 간결하게 얻을 수 있다. 그러니 한 편의 글을 읽는 어려움은 자연스럽게 요약형 정보의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2. 볼 것도 많은데 굳이 읽어야해? 이제는 ‘읽음’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한 권의 책이나 기사를 전부 읽지 않고도 내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유튜브와 챗지피티를 활용한 방법이 있다. 일상에서 보면 사실 긴 글을 읽지 않아도 볼 것들이 많다. 연합뉴스에서는 주요 기사를 요약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독자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 굳이 글과 책을 보지 않고 챗지피티를 통한 검색 서비스를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내용이 긴 정보의 경우엔 Chat-GPT라는 AI를 이용한 요약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시청’할 수 있다. 읽기 트렌드 변화에는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도 무시하지 못한다.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우리는 10분 영화 요약, 1시간 요약본, 책 요약본 등 다양한 요약형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유튜브, 숏폼과 같은 매체의 발달로, 길어도 1분에서 5분 내외의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 동안 얻을 수 있어 남들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친구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총균쇠’라는 책이 있다. 책은 두껍고 내용은 어렵다고 들어서 읽기 무섭다고 말한 나에게 친구는 ‘총균쇠 5분 요약’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어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친구의 말을 듣고 5분 요약본을 보니 진짜 책을 읽은 게 아님에도 ‘시청’을 통해 한 권의 책의 내용을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후 책을 펼쳤지만, 처음 보는 듯한 어색함과 동시에 허무함이 밀려왔다. 이는 전공 수업 중 책의 겉표지에 적힌 간단한 설명만 읽고 레포트를 제출하던 친구를 보며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다. 그 친구는 요약만으로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주장은 어딘가 허술해 보였다. 이렇게 남이 작성한 3줄 요약을 보면서도 비슷한 의문이 들었다. 3줄 요약이 핵심을 담으려 노력하지만, 과연 모든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까? 글을 읽는 누군가를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글쓴이의 생각 정리일까? 글쓴이는 자신이 작성한 글이니 틀이 잡힌 상태에서 3줄 요약을 통해 정리가 될 것이지만, 글을 읽는 처지에서는 3줄 요약을 통해 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과연 나는 이 5분 요약본으로 ‘읽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해’를 한 것인가, 아니면 이해를 한 것 같은 오만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러한 요약형 정보를 누구를 위한 것일까? 요약형 정보 수요에 따른 공급의 제공일지 아니면 변화하는 정보 공급 트렌드 변화에 따라 우리가 길들여진 것일까? 어찌됐던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읽음의 기회를 빼앗아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의 생각을 단정 짓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 섞인 생각이 든다. 3. 그럼에도 긴 글 읽기가 필요한 이유 긴 글 읽기와 같은 원문을 통해 우리는 글의 큰 틀을 파악할 수 있다. 나무를 보고 숲의 구조를 그려 나갈 수도 있지만, 숲의 구조를 통해 나무를 이해하는 것이 독자의 입장에서 더 쉽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지 않으면서 생겨났던 대표적인 문제점인 문해력은, 글 전체를 읽음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 나의 초등학교 때를 떠올려보면 학교에서 한자를 배워 단어를 이해하는 활동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100개의 한자를 외워서 시험을 보며 기본적인 어휘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를 교과서에서 적용하며 글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앞뒤 문맥을 통해 그 뜻을 유추하는 과정은 일상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매체의 발달로 인해 검색 한 번이면 쉽게 단어의 뜻을 찾을 수 있다. 굳이 앞뒤 문맥을 읽지 않고도 부족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단어를 찾아 한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독자가 전체적인 글의 깊이 있는 진정한 이해의 성과를 놓치게 만든다. 일상에서 원문, 글 전부를 읽는 행위를 통한 큰 틀을 보는 연습은 단순한 이해의 과정이 아니다. 큰 틀은 독자가 세부적인 글의 내용을 이해하며 깊이 있고 비판적인 사고가 가능한 힘을 얻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들어 전 연령에 있어서 독서량이 감소했다는 기사를 참고하여 기사의 초안을 작성할 때만 해도 어떻게 하면 긴 글 읽기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느냐는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이 무색하게 ‘한 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덕에 각종 서점에서 도서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덕분에 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10월은 독서의 계절이 되었다. 학교에 갈 때 아침 지하철 내 사람들은 대부분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사람들 손에는 핸드폰 대신 책이 자리하게 되었고, 짬 나는 시간 동안 독서하는 그들의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독서하는 모습을, 일명 ‘텍스트힙’이라고 한다는 기사를 봤다. 텍스트힙이란 글자(text)와 세련됐다는 뜻의 영단어 힙(hip)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글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 ‘멋짐’을 느끼는 것이다. 누구는 이러한 독서의 열풍이 단순히 과시용이라 비판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풍조의 시작이라도 생각한다. 무엇이든 행위의 계기가 중요하다. 이동진 평론가가 그랬다. 문화에서는 허영이 필요하며 허영이 있어야 다른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인간이 지루한 고전 영화를 참아가며 볼 수 있는 이유는 ‘지적 허영’ 때문이고 지적 허영을 인지했다는 건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이동진 평론가의 말에 큰 공감이 됐다. 처음에는 과시로 시작했을지라도, 책을 완독함으로써 전체적인 문맥을 파악하고 그 안의 지식을 곱씹어볼 기회를 제공받아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3줄 요약과 같은 요약형 정보의 활용은 현재 및 미래 사회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겠지만, 진정한 이해와 사고는 여전히 긴 글과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AI와 같은 기술의 발달로 함께 살아갈 사회에서, 우리는 기술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인간 본연의 사고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요약은 하나의 도구이지, 우리의 사고와 이해의 깊이를 심화시키는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처음 읽었던 3줄 요약을 떠올려보자. 여러분이 글 전체를 완독하며 느낀 것과 같은 깊이를 전해주었나요?” [참고자료] 1. 김달아, 연합 '기사 3줄 요약 서비스' 선보여, 21년 01월 11일, 한국기자협회, https://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8720 2. 용원중, 직장인 90% “문해력 수준 낮아졌다”… 62% “요약형 정보 선호”, 24년 10월 09일, 싱글리스트, https://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585614 3. 김규철, [시론] 겉모습이 근사하다고 다 예술이냐, 24년 10월 02일, 대한경제,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409290834292390531 4. 신은정, 활자의 부활 텍스트힙, 24년 10월 12일, 아웃도어뉴스, https://www.outdoo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190 5. 남효주, '짦은 영상' 홍수...긴 글, 어려워요, 24년 10월 08일, TBC 뉴스, https://www.tbc.co.kr/news/view?pno=20241007133646AE07526&id=190538 6. 나동욱, 직장인 89.7% "현대인의 문해력 수준 낮아졌다", 24년 10월 10일, 베리타스 알파,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523026 7. 이나연, 네이버, 생성형 AI ‘숏텐츠’로 맞춤형 트렌드 보여준다, 24년 09월 27일, 디지털데일리, https://www.ddaily.co.kr/page/view/2024092715565840562 8. 김민연, 긴 글을 읽지 않는 사람들, 22년 04월 28일, 채널 PNU,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0590 9. 최민서, [Opinion] 책을 왜 읽어? - 유식해 보이니까! [문화 전반], 24년 10월 16일, 아트인사이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2238
제 8 호 분필에서 터치펜으로
정지은 정기자 어린 시절의 교실을 떠올려 보면, 녹색 칠판과 흩날리는 분필가루, 선생님이 교탁 앞에 서 수업을 이끄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선생님의 목소리에 맞춰 종이 교과서를 한 장씩 넘기며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렇듯 과거의 교실은 선생님 주도 하의 일방적인 학습 공간이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교실의 환경은 세월이 흘러 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며 새로운 학습 환경으로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1995년 정부의 교육 개혁 이후, 교실의 모습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컴퓨터 교육 및 교구의 도입으로 '칠판 없는 교실이 만들어졌고, 교실의 상징이었던 전통적인 녹색칠판은 전자칠판과 컴퓨터 모니터로 대체되었다. 학생들이 디지털 자료를 활용해 수업에 참여하는 더욱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수업을 이끌던 방식에서 차츰 벗어나, 교사와 학생 간의 양방향 상호작용을 가능케 했다. 최근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은 이러한 교실 환경 변화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의 종이 교과서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형태로 학습 자료의 영역을 확대한다. 이는 텍스트 뿐만 아니라 동영상, 애니메이션, 상호작용 퀴즈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포함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고 학습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교과서는 개인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시하여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을 돕는다. 이를 통해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학업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기 주도 학습을 강화하고, 교실을 학생 중심의 학습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데 기여함이 기대되는 바이다. 물론, 현재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청소년기의 디지털 기기 과의존으로 지나치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인지 발달을 저해하고 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이다. 특히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며 사고력을 키우고 사회성을 배양해야 하는 시기에 디지털 학습은 이러한 발달 과정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교과서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예시 교과서: 동아출판(주) 중학교 과학 1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일부 학년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을 밝히며 한 걸음 더 변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디지털 교육의 부작용을 경험한 후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 회귀하는 사례도 있다. 스웨덴은 2017년 이미 유치원부터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했으나, 유아의 읽기·쓰기 능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이후 6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완전히 중단하고, 종이책과 손글씨 학습 강화를 위해 823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국제읽기문해력연구(PIRLS)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며, 스웨덴 초등학생들의 읽기 능력 점수가 2016년 555점에서 2021년 544점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바로 스웨덴 교육 당국이 전통적인 방식을 강화한 이유이다. 프랑스와 캐나다 역시 학교 내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며, 교내에선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디지털 쉼표' 정책을 실시하였고 학교에서 필기체 쓰기 수업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준 높은 공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도 10여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디지털 교실'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집중력을 해치면서 오히려 전국적인 학습 성과가 서서히 떨어진다고 판단하였고 수업 시간에 모든 개인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디지털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며, 전통적 학습 방식의 가치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는 교실 환경 변화의 한 축으로서, 학생 중심의 학습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고등학교 시절 반 아이들이 한 명씩 아이패드를 들고 필기하고, 수업에 참여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이러한 변화가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으며, 전통적 학습 방식의 가치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사의 따뜻한 피드백과 같은 학생과의 상호작용 및 단체 활동 등은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사고와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의 교실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디지털 매체 교육과 학생 정서 관리를 위한 교사와 학부모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와 정부는 디지털 교과서 보급을 위한 예산 지원과 기술 인프라 개선에 집중해야 하며, 디지털 학습의 과도한 사용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의 화면 사용 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디지털 기기와 전통적 학습 방식을 균형 있게 활용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효과적인 수업 설계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교실 환경 변화는 학생 중심의 창의적 학습 환경으로의 발전으로서 작용해야 하며, 디지털 기술은 교사의 역할을 보완할 뿐 대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여전히 교육은 '함께'라는 단어 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인간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이러한 노력과 발전은 분명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참고문헌 김한영, <내년 디지털교과서 도입 앞두고 구제척 지침 없어 수업 준비 차질>, 노컷뉴스, 2024.10.15 https://www.nocutnews.co.kr/news/6227876?utm_source=naver&utm_medium=article&utm_campaign=20241015062749 안경준, <AI 교과서로 수업?… "인터넷 중독만 키울라" 찬반 팽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계일보, 2024.10.30. https://www.segye.com/newsView/20241029515825?OutUrl=naver 박정우, <해외도 ‘실패’ AI 교과서…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일요서울, 2024.10.31. https://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4581 김성웅, <초중고에 AI 디지털기기 400만여대 보급되는데 관리 인력은 고작 823명 >, 뉴데일리경제, 2024.10.23.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23/2024102300050.html
제 8 호 미래의 아이돌
남영욱 정기자 최근 우리가 ‘우상’으로 삼고 관심을 쏟는 대상이 점점 기성 연예인에서 유튜버나 틱톡과 같은 개인 방송인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아이돌 등 기존의 연예인에 대한 팬덤 역시 여전히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이들 또한 너도 나도 개인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것을 보면 엔터/방송 업계 자체가 이러한 개인 방송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 1박2일,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등 메이저 방송프로그램을 연출한 나영석 pd가 유튜버 침착맨에게 유튜브 운영 팁을 묻는 모습 이러한 이유로 요즘은 개인 방송에서 활동하던 인플루언서들이 연예계로 데뷔하거나, 기존 연예인들이 개인 방송을 시작하는 등 양쪽의 경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인 방송 전성시대는 과연 영원히 지속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가까운 미래에 버추얼 방송인, 소위 ‘버튜버’가 사회에 전면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더 나아가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이러한 인플루언서의 역할의 한 축을, 아니 어쩌면 중심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사실, 아이돌이나 배우 같은 기성 연예인들도 기획사에서 기획한 하나의 결과물에 해당한다. 작곡가가 만든 노래를 부르고 안무가가 짜준 안무를 수행하고, 감독이 구상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등 여러가지 기획과 투입에 의한 하나의 결과물로서 대중 앞에 선보여지는 것이 연예인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일정한 기대를 가진 투입에 대한 산출은 AI가 잘하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다. 현재 여러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미 버추얼 아이돌을 선보이고 있고, AI로 노래를 부르는 기술도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가상의 존재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그저 “사람이 아니니까”, “인간미가 없어서”, “가상 캐릭터에는 몰입을 할 수 없다”라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질 막연한 거부감에 가깝다. 이미 애니메이션이나 버추얼 유튜버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이러한 거부감을 허물어 가는 중이다. 예전에는 '애니를 보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오늘날 애니메이션은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취미가 되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2.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또한 실제로, 현재 대한민국 대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는 보이그룹 랭킹 차트에서 세븐틴, 방탄소년단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3 이러한 버추얼 아이돌이 가지는 장점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앞서 말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팬인 상명대학 학우를 인터뷰해 보았다. 1. 플레이브가 버추얼 유튜버로서 가지는 기존의 아이돌과 차별화된 강점이 있을까요? 기술적인 측면으로는 ‘의상 체인지’가 있습니다. 기존의 아이돌은 콘서트를 한번 하면 옷을 갈아입기에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플레이브의 경우 한번에 옷을 바꿔입을 수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 효과들이 기존 아이돌과의 차별화된 강점인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음악 방송이나 콘서트의 경우 멤버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나타나고 3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차별화된 액션이 가능합니다. 또한 그랜드 피아노, 오토바이 등이 콘서트 장 안에서 구현 가능하고 나비가 등장하는 등 여러가지 효과들을 구현 가능해 마치 영화를 보듯 재미있게 콘서트 관람이 가능합니다. 2. 플레이브와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느끼시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엄청 느낍니다 ㅎㅎ 가장 큰 이유는 버블과 라이브 방송인데요 버블은 아이돌과 1:1 채팅방처럼 소통이 가능한 어플입니다 저희 멤버들 모두 구독 중인데 하루정도 기다리면 버블이 80개씩 쌓여있곤 합니다 그 정도로 매일매일 소통을 해주고, 버블을 통해 만두 만드는 소리 같은 요리하는 소리, 자기 전 노래 한소절, 멤버들과의 소통 등을 라디오처럼 녹음해서 보내주어 굉장히 친밀감이 높습니다. 또한 저희는 일주일에 2번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합니다. 멤버들의 근황을 듣기도 하고 앨범 예고 등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멤버들끼리 여러 컨텐츠나 게임을 진행하기도 해서 팬들과의 소통이 활발합니다. 타 아이돌처럼 영상통화 팬사인회도 진행하고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채팅창도 활용하는 등 오히려 전에 좋아하던 아이돌보다 친밀감이 더 높습니다. 3. 플레이브의 활동에 특별히 감정적으로 몰입한 기억이 있나요? 그럴 때 어떤 감정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플레이브의 활동이 버추얼 아이돌 이기때문에 많은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많은 편견을 깨야했고, 그만큼 많은 악플을 견디고 성적으로 증명을 해야했습니다. 활동의 측면에서도 콘서트를 하려 해도 버추얼이란 이유로 작은 곳 하나 대관 하기 어려웠습니다. 플레이브 멤버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작년, 시상식 투표를 진행할 때 저희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조롱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멤버들이 버블로 위로해주었고, 겨우겨우 상을 타게되었을 때, 멤버들의 팬 여러분 덕분이다 너무 고생많았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할게요 더 잘해줄게요 라는 말이.. 그때의 감정을 아직도 못잊습니다..ㅎ 버추얼 이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들어야 했던 현실이 슬프면서도 오로지 실력으로 모든 걸 깨주고 견뎌준게 너무 고맙고 벅찬 감정을 많이 느꼈습니다. 4. 앞으로 버추얼, AI 기반 인플루언서가 연예계나 콘텐츠 업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여러 기술이 더 발전하면 화려하고 더 많은 즐거움을 줄 것 같습니다. 게임의 경우에도 모션 캡쳐를 활용한 VR, AR 산업이 활발하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버추얼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고, 개개인의 실력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 버추얼 아이돌은 친밀함, 감정이입 면에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강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는 팬들을 위한 기획이라는 엔터 사업의 본질적인 목표 내에서 장기적으로 버추얼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기성의 그것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저력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좋아하는 주요 이유는 정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받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기성 연예인들이 개인 방송인들에게 인기를 나눠주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주는 ‘친밀함’과 ‘가까움’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개인 방송을 통해 개별적인 소통을 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가 대중과 더욱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4 이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최근 엔터 업계는 연예인과 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버블’ 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기도 하다. 5. 실제 연예인과 팬들이 함께 단체채팅을 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 '버블' 그러나 이러한 안정감 속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결국에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도 ‘사람’이라는 점이다. 한번의 실수, 아무의미 없는 표정이나 행동 한번이 대중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으로 포착되면 정말 수많은 비난과 욕설을 받는다. 6. 딸기를 두손으로 잡고 먹어 대중들로부터 가식적이라 질타를 받은 장원영씨 특히 요즘에는 아주 사소한 행동조차도 대중들에 의해 나노 단위로 분석되고 캡처되어 퍼져나간다. 24시간 내내 본인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행동 하나하나를 캡쳐한다고 생각한생각한다면, 책잡힐만한 행동을 안하는 것이 더 힘들 것이다. 이렇게 현재는 연예인이나 개인 방송인에게 가해지는 그 비난과 평가의 중압감이 너무 크다. 그로 인해 우울증을 앓을 뿐 아니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도 부지기수인 실정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고통이 연예인, 인플루언서의 몫에서 끝일까?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친밀함’과 ‘가까움’을 통한 안정감을 느끼고 몰입한만큼, 그에 대한 비난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느끼며 함께 상처를 받기도, 심지어는 함께 대중들에게 공격받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디지털 존재, 즉 실수가 없는 인공지능 캐릭터가 앞으로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7. Ai를 통해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구현해 대화할 수 있는 앱 zeta 이는 미래에 사람들의 안정감을 충족시키면서 우상으로서 역할을 대신할 디지털 존재들이 더욱 활발히 등장할 것을 예고한다.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캐릭터들도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성격과 인격을 부여받고, 각각의 작품에 적합한 AI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러한 미래에는 단 하나의 인공지능만이 아니라, 각각의 사용자에게 맞춘 개별화된 AI 캐릭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사용자의 대화 패턴이나 성향에 따라 맞춤형 AI를 만드는 기술이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각자에게 맞춘 디지털 우상을 가지게 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캐릭터와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고 친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버블’ 서비스의 상위호환 격의 서비스가 될 확률이 높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AI 기반 연예인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하는 대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존 연예인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은 여전히 가치가 있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부담과 한계가 명확하다. 실수 없는 디지털 존재, 개인화된 AI 캐릭터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며 더욱 깊이 있는 친밀감을 제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매력과 감정적인 소통으로 팬들에게 이미 인정을 받고 있으며, 이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될 것이다. 미래에는 사람마다 개별적으로 맞춤화된 AI 우상이 등장하여, 팬덤 문화와 소통 방식은 또 다른 차원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인간 연예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와 감정적 교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AI 연예인의 등장은 단숞난 트렌드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필연적 진화로 볼 수 있다. 이들이 미래에 펼쳐 나갈 새로운 가능성과 역할은 얼마든지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제 8 호 기자보단 인플루언서, 학내 언론사보단 에브리타임
이소명 편집장 “학우들이 학내 언론사 기사들을 읽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에브리타임의 영향도 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에브리타임이 간편하고 빠르니깐・・・・・.” 2년 전, 타 대학 언론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자연스레 각자의 고민거리를 꺼내 놓기 시작하자, 어느새 신세 한탄의 장이 되어버렸다. 누군가는 에브리타임과 학내 언론사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에브리타임과 학내 언론사를 비교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자와 인플루언서도 비슷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틱톡과 스냅챗 사용자들의 55%,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52%가 인플루언서 개인으로부터 뉴스를 얻는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주류 매체나 기자로부터 뉴스를 접한다는 응답자는 33~42%에 그쳤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세상은 너무나도 빨리 변화했다. 어느덧 기자의 자리는 인플루언서가 대신 채우고 있고, 학내 언론사보다는 에브리타임을 찾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소식을 전해주는 자는 누구인가요? 대학생들에게 학내 언론사와 에브리타임에 대해 물었다. 10명 중 자발적으로 학내 언론사 기사를 읽는 학우는 1명에 불과했다. 학내 언론사를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함, 불편함’이 공통적인 대답이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보자면 학내 소식에 대해서 듣고자 할 때 학내 언론사를 굳이 거쳐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필수적인 소식은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으며, 간단한 소식은 지인이나 에브리타임을 통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역시나 대학생들에게 기자와 인플루언서에 대해 물었다. 10명 중 모두가 인플루언서를 통해 뉴스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하였다. 또, 기자보다 인플루언서를 선호한다는 학생은 6명이었다. 길고 지루한 뉴스를 짧게 핵심만 정리하여 흥미롭게 전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학우들이 인플루언서와 에브리타임을 선호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빠름’과 ‘간편함’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빠름’과 ‘간편함’은 얻었지만, ‘정확성’과 ‘신뢰성’을 잃은 것은 아닐까. 언론사 방송 뉴스는 주제마다 짧으면 30초, 길면 15분, 평균적으로는 5분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들이 전하는 뉴스는 짧게 편집되어 대부분이 30초면 끝난다. 학내 언론사와 에브리타임을 비교해도 비슷한 실정이다. 교지로 예를 들자면 교지는 한 기사당 5,000자 내외로 구성되어 있지만, 에브리타임에 올라오는 글들은 똑같은 주제를 전하더라도 3줄 내외이다. 똑같은 내용을 전하지만 그 길이가 짧다는 건 일부 내용을 생략한다는 것이고, 그렇다 보면 내용이 와전될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그래서 ‘정확성’과 ‘신뢰성’을 잃은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2020년대부터 새롭게 등장한 말이 있다. 바로 ‘사이버 렉카’이다. 렉카는 레커차의 줄임말으로 자동차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사설 구난차이다. 레커차는 빠르게 현장에 도착해 사고 차량을 선점하기 위해 난폭운전을 하기도 하는데, 이를 자극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달려드는 스트리머에 비유한 단어가 사이버 렉카인 것이다. 사이버 렉카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문화・사회・연예 등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만들어 내 조회수 늘리기에 중점을 맞추고는 한다. 또 이들은 대부분이 익명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근거 없는 말을 뱉고, 이가 들통나면 잠적하기도 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인다. 실제로 K-POP 아이돌의 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하고,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수익을 내던 유명 사이버 렉카 ‘탈덕 수용소’가 있다. 탈덕 수용소는 유튜브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기에, 당사자를 찾아 소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소속사의 노력 끝에 미국 법원의 허가를 통해 해당 인물의 정보를 제공 받아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수사망이 좁혀오던 것을 느끼던 탈덕 수용소는 중간에 잠행을 취하기도 했다. 탈덕 수용소는 활동 당시 유튜브 구독자가 6만 명이었고, 월 평균 1,000만원 총 2억원의 수익을 냈다.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글의 소비한 결과는 참담했다. 표적이 된 아이돌들은 상처를 받았고, 근거 없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 그런 뉴스 소식을 소비한 우리들도 가해자임과 동시에 피해자이다. 신뢰성을 잃은 글의 소비는 새로운 신뢰성 없는 글을 생산하게 했다. 또 신뢰성 없는 자극적인 글을 맛 본 우리는 신뢰성은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글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에브리타임 또한 ‘익명성 확보’라는 제도가 비슷하기에 평소보다 더 자극적이고 과격한 말을 뱉게 된다. 실제로 학우들에게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았더라면 뱉지 않았을 말이지만 에브리타임은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작성한 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10명 중 5명이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에브리타임 게시글 또는 댓글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10명 중 8명이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에브리타임에 접속하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흡연 에티켓을 지적하며 서로 인신공격을 하는 글은 시기와 상관 없이 꾸준하게 올라온다. 또 시험기간이면 도서관 이용자가 늘어 이용 방식에 대해 다투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사태로 대학가에서 이슈가 되자, 젠더갈등으로 변질되어 에브리타임이 싸움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익명이라는 수단을 얻고 난 뒤로 자신이 뱉은 말의 책임감은 사라져 버린 듯하다. 학우들이 그리고 언론의 소비자들이 에브리타임과 인플루언서를 선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편리해졌고, 우리는 그에 스며들고 있다. 나 또한 종이를 읽는 시간보다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종이 신문만 전해지던 시절에서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생겨났고,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꼭 집이 아니더라도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보던 인물은 아나운서와 기자가 아닌 인플루언서로 변화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교지 역시 변화했다. 1969년부터 이어오던 교지는 2018년 코로나의 여파로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그동안의 종이책의 역사를 아쉬움으로 남긴 채 2021년 웹진으로 전환되었다. 이런 변화와 함께 교지를 찾는 학우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시대의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지만 대학 언론인으로써 슬픈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그 편리함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 자신에게 합리적인 소비도 중요하지만, 신중한 소비 또한 필요하다. 글의 마무리가 어려우니 어디선가 들은 말로 마무리 해보도록 하겠다. “스마트폰은 가볍고, 종이 책은 무겁지만 무거운 만큼 우리에게 주는 안정감과 따스한 위로가 있다.” 참고자료 강민경, “뉴스 공급, 인플루언서가 기자 대체하고 있다”-로이터 조사, 2023.06.14., 뉴스1, https://www.news1.kr/world/usa-canada/5076539 박지현, AI가 기자보다 기사를 잘 쓴다?, 2022.08., 월간조선,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2208100040 박세연, 아이브 장원영, 어떻게 탈덕수용소 무릎 꿇렸나, 2024.01.19., 일간스포츠, https://isplus.com/article/view/isp202401180115 지민경, ‘제2의 탈덕수용소?’ 이슈피드, 돌연 채널 폐쇄 왜?・・・ 추정 수익만 21억, 2024.06.13., OSEN, https://www.osen.co.kr/article/G1112356318 뉴스1, “뉴스 공급, 인플루언서가 기자 대체하고 있다”・・・ 로이터 조사, 2023.06.14.,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614/119759871/1
제 7 호 작은 습관에서 목표 찾기
작은 습관에서 목표 찾기 안희주 수습기자 “여러분의 대학 생활 필수템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 질문을 받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커피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을 지내며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 점점 카페인 중독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각하지 않는 한, 꼭 수업 전 커피를 사 가고 밥을 먹고 무조건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당연히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소개하며 앞서 언급했듯이 커피라는 제 필수템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도움이 되지 않지만 하나의 습관처럼 행동한 것 같아요. 커피를 줄이겠다는 생각만 하고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 이제 좀 살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니까요. 이 생각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나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더불어 최근 휴학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커피 같은 일시적인 만족감을 얻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유독 동기부여나 목표가 없이는 일을 해내지 못했던 것 같아,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다들 정말로 해보고 싶었던 것, 이루고 싶은 것이 하나쯤 있을 텐데요. 저는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단순히 눈앞의 작은 만족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만족감을 함께 찾아가길 바랍니다.
제 7 호 내 귀에 무언가
내 귀에 무언가 이소명 편집장 요즘 우리의 귀에는 무언가가 항상 존재한다. 보통 유선 이어폰 또는 무선 이어폰, 그것도 아니면 헤드셋이 아닐까 싶다. 취향에 따라 갈린다. 충전하는 걸 귀찮아한다면 유선 이어폰을 선호하고, 줄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면 무선 이어폰을 애용할 것이다. 음질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헤드셋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나는 보통 유선 이어폰을 사용한다. 충전을 안 해도 되고 가벼우며, 비교적 덜 잃어버리게 된다. 이어폰이 나에게 들려주는 건 다양하다. 그중 가장 즐기는 건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를 크게 틀어놓고 생각을 비워내는 행위이다. 일상을 보내다 보면 소위 ‘과부하’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정말 할 일이 많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단지 생각이 많아져 머리가 복잡해지는 과부하도 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사소하게는 당장 눈앞에 놓인 기말고사부터, 조금 깊이 들어가자면 졸업하고 무얼 하며 살아갈지 하는 취업 고민까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여느 대학생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흔한 고민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 감히 추측해 본다. 그럴 때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귀에 얹고,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을 비워내는 건 어떨지 흔해 빠진 해결 방안을 제시해 본다.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는 어떠한 것도 좋다. 나처럼 노래나 영화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누군가와 하는 따스한 통화도 바람직하다. 때로는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그저 얹은 채, 아무것도 재생하지 않고 주변 소음을 조금 조용하게 듣는 것도 추천해 본다. 대학생 필수템 중의 하나인 우리 귀에 무언가. 모두가 공감할 만한 필수템이지만 사용 목적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우리의 생각을 비워내고, 마음속 고요함을 즐기는 데 사용해 보면 어떨까. 우리 자신에게도 여유를 선사해 보자. 그렇게 내일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가 보자. ・ ・ ・ ♪ 생각을 비우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https://www.youtube.com/watch?v=eDHf-X59WZM https://www.youtube.com/watch?v=KpXI_4vs8gU&t=390s https://www.youtube.com/watch?v=HV-GOETtI3Y&t=1554s
제 7 호 부정적인 일기장
부정적인 일기장 정지은 정기자 여러분은 하루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저는 침대에 눕기 전, 꼭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일기 쓰기’인데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루틴일 수 있지만, 저는 매년 초마다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 하나, 한 달도 못 가 그만두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신년 맞이 매년 새롭고 예쁜 일기장은 사야 했기에 일기장의 맨 앞 열 페이지 정도 채운 채, 이후로는 쓰지 않게 된 일기장만 다섯 권은 되는 것 같아요. 한 번 글을 쓰면 길게 써야만 한다는, 그날 있었던 모든 일을 빠짐없이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 탓이었던 듯해요. 그러던 제가 지금은 8개월이 넘도록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말고, 어차피 나만 보는 내 일기장이니 일단 꾸준히만 적어보자!”라는 게 이 일기장의 시작이었습니다. 노트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워야 했던 일기장의 형식을 3분의 1 정도만 채우도록 조절했고, 그날의 감정에 집중하여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몇 달 전의 일기 내용을 펼쳐봐도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제 대학생으로서 하루하루의 조각들이 모여 훗날 웃으며 열어볼 추억이 되리라 생각하니 뿌듯했습니다. 이는 매일 일기를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어요. 다만, 감정에 집중해서 글을 쓰다 보니 한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그날의 감정을 담다 보니, 부정적인 단어들이 자꾸만 글에 나타난다는 것이었어요.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기록해 두고 싶어서 쓰는 일기였는데, 부정적인 감정이 자꾸만 나타나도 되는 건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1月27日 “ … 내가 맡은 바를 완벽히 수행하지 못한다는 건 내가 무언가 버겁다는 게 아닐까. 놓을 건 미련 없이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 사소한 것에 쉽게 실망하고 싫증이 난다. 이런 내 모습이 너무나 불안하고 밉기도 하다.” 1월의 제 일기 중 일부입니다. 이때의 저는 뭐가 그렇게 버거웠는지, 할 것들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매일 불안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해야 할 건 많은데, 그 순서가 정리가 안 되니, 복잡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 날에 무작위로 제가 2월 내로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을 일기 마지막 장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20개 정도가 정리되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 일부터, 제가 속해있는 집단들에서의 역할까지요. 그렇게 정리된 걸 보니 너무도 막막해서 해당 페이지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에서 떠다니던 것들이 한곳에 모인 것 같아 내심 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일기장을 덮고 잠들어버렸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났나요. 여느 때와 같이, 일기를 쓰던 날이었습니다. 문득 적어뒀던 할 일들이 생각나서 마지막 장을 펼쳐보았어요. 해결한 것들을 전부 표시해 보았는데, 남은 일정 두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전부 해결된 것을 보고 그제야 마음의 안정을 느꼈어요. “그냥 잊고 살다 보면 시간이 다 해결해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머리가 복잡할 때는 어차피 하게 될 일들이기에 그저 스트레스받지 말고 받아들이자고 되뇌었습니다. 분명 처음에 쓸 때는 부정적인 감정을 가득 가지고 쓰던 글과 한탄이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뿌듯함으로 한 달을 마무리할 수 있었달까요. 여러분도 혹여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일기장을 펼쳐보심이 어떨까요.
제 7 호 고민 중독 플래너
고민 중독 플래너 남영욱 수습기자 여러분도 다들 한 번쯤은 플래너를 써보신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플래너란 어떤 구조인가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플래너를 써 오며 정말 많은 종류의 플래너를 써봤는데요. 그 결과 가장 이상적인 구조라고 생각하는 플래너는 다음과 같습니다. 왼쪽엔 주간할일 체크리스트 오른쪽엔 메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구조인데요. 체크리스트는 다른 평범한 플래너와 다를 바 없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은 우측의 '메모 공간'입니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개인마다 정말 다른데 저는 이 공간을 저의 '고민'으로 채워 나갔습니다. 우리는 많은 고민들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를테면 오늘 연강 시간 사이에 밥을 어떻게 먹을지부터 조별 과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정말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할 일 하나하나를 정하는 것 자체가 모두 고민입니다. 저는 이런 고민들을 날려 보내는 것이 너무 아깝습니다. 분명 제가 고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순간의 저에게는 고민이 될 만큼 비중이 있었던 일일 텐데 말이죠. 그러한 고민들을 머리로만 담으려다 까먹어버리면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더라고요. 아마 여러분도 뭔가 엄청 중요한 것은 아닌데 생각해 오던 일을 갑자기 까먹어 답답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모든 고민을 메모판에 작성하고, 이를 구체화합니다. 그 후 단계별로 구분하여 체크리스트에 옮겨 적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잠시 언급한 '오늘 연강시간에 밥을 어떻게 먹을지'가 고민이라고 한다면, 이를 '무엇을 먹을지', '10분 사이에 어떻게 음식을 조달할지', '10분 사이에 어떻게 다 먹을지'로 구체화합니다. 그 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메뉴 리스트 정리', '공강인 친구에게 사서 교실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기'로 구체화한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좌측 체크리스트에 써넣습니다. 그 체크리스트의 체크 표시를 완료하면 저의 고민에도 체크 표시가 찍히겠죠.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고민을 정리하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확신이 고민을 가치 있게 만들어줍니다. 고민의 시간을 무로 돌리는 것은 바로 ‘흐지부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MBTI로 말씀드리자면 확신의 대문자 N으로, 생각이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이에 따라 고민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죠. 다들 고민이 많은 성격이 단점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저는 이 고민이 많은 성격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플래너를 채택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그 고민의 끝에 무언가 남지 않으면 그 시간은 낭비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실패건 성공이건 무언가 남는 것이 고민의 시간의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실패할지라도 그 실패의 걸림돌조차도 고민의 시간을 증명해 주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여러분의 발에 걸려 날아간 그 걸림돌이, 어느새 다음의 성공을 향한 징검다리 디딤돌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고민에 체크 표시가 찍히길 바라며, 저는 이만 ‘기사 작성’에 체크 표시를 하러 가보겠습니다.
제 7 호 My Shelter
My Shelter 송지민 정기자 (닌텐도 ‘동물의 숲’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무인도에서 다양한 동물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힐링 게임입니다. 낚시와 곤충 채집, 그리고 농작물 재배 등을 통하여 돈을 벌 수 있고,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하여 집 내부와 섬 전체를 꾸밀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대학 시절 힘이 되었던, 혹은 꾸준하게 찾았던 애착템을 하나만 꼽으라 하면 단연코 ‘동물의 숲’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릴 적 하던 게임이라 처음엔 추억 회상 정도로 생각했지만, 어느새 완전히 빠져들어 작은 화면 안에서 ‘또 다른 나’로 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동물의 숲’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꽤 구체적으로 재현되어 있어요. 이에 더해 마을 주민이 동물이라는 판타지가 어우러져 현실과 비현실 그 사이 즈음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외에도 동물들의 귀여운 생김새, 계절별로 바뀌는 콘텐츠, 인터넷을 통한 유저들의 만남 등 다양한 매력이 있어요. ‘동물의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 그 이유가 다를 텐데, 오늘은 제가 그토록 좋아하게 된 몇 가지 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1. 주민들은 나의 말에 항상 상냥하게 대답해 주어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거의 먼저 말을 걸지 않아 고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2. 내가 강가나 바닷가에서 낚시를 할 때면, 적당히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다 마침내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그 때에 해맑게 박수 쳐주는 것. 3. 생일에는 집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케이크와 함께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같이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해주는 것. 4. 내가 농작물과 과수원 농사에 소홀해져도 자기들이 꾸준하게 물을 주며 보살펴주고는 내가 수확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5. 가끔 다가와 나의 새로운 별명을 지었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자랑하는 것. 6. 다른 주민과 다투거나 고민이 있을 때면 내게 조언을 구하고는 고마움을 담은 편지와 함께 내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보내주는 것. 저는 바쁜 일상에 치여 주변인들의 활기찬 대화 소리가 소음으로 느껴질 때,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고 싶지는 않을 때면 ‘동물의 숲’에 접속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한동안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이렇게 적고 보니, 제가 바라는 인간관계의 이상이 녹아 들어있기에 좋아했나 봅니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그런 관계들로 가득 차 있는 이 마을이 저에겐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가끔 머리와 마음이 어지러울 때, 여러분을 다시 시작점으로 되돌려주는 것에는 무엇이 있나요? 생각을 비우고 온전한 행복으로만 ‘나’를 채울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만약 당장에 떠오르는 것이 없거나 저와 성향이 비슷한 분들이 계시다면, 조심스럽게 ‘동물의 숲’을 추천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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